1월에 알고 지내던 언니 한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을 부탁했었다.
일이 많아 다른 분에게 하라고 했는데도,
꼭 내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에,거절도 못하고,
매주 주말마다 언니댁을 방문해서 대충 마무리를 했지만,
울타리 만들어 준것 손봐야할게 있었다.
토요일 가려고 했지만,바람이 넘 불어서 일요일로 미뤘다.
그런데 일요일은 더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다음으로 미뤄야하나 아침시간 내내 갈등을 하다가,
마무리하고 정리해야겠다하고,집을 나섰다..
집에서 5분정도 언니집을 향해 달려갈 때쯤
굉음소리를 내며 모터사이클 한무리가 지나갔다.
이렇게 추운날도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타고가는구나 생각하다가,
문득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생각났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취미는 노래부르기와,모터사이클 타기셨다.
자식들 똑 같은 티셔츠를 입혀 놓고 단체로,아니면 한명씩 노래를 시키신 아버지..
해마다 봄,가을로 우리를 데리고 소풍을 가셨는데,
우리는 별로 반기지 않았다.
형제자매들이 많은데 옷까지 똑 같이 입혀서 데리고 나가면,
모르는 분들은 고아원에서 소풍 나온걸로 착각하는일이 있어,
그런 눈길이 싫었던 것..
지금이야 넘 그리운 추억이지만 말이다...
(우리 형제자매들을 모두들 노래를 좋아한다.이버지 영향으로)
이른 새벽, 해질녘..
아버진 모터사이클을 타고 외출 하셨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즐겨 타셨다니...(50년전)
아버진 아마 내가 사는 소도시의 원조
폭주족이 아니였을까 싶다.
(지금에야 가끔 생각하며 웃는 추억이지만,
이른 새벽 굉음을 내고 달리는 아버지의 모터사이클 소리를
사람들이 좋아했을것 같지 않다.ㅎ)
모터사이클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늘 거울처럼 닦고 계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이 선하다..
가끔 앞에 나를 태우시고 다닐때,
은근히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속도를 나도 즐겼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땐가 큰 사고가 났다.
아버진 더운 여름에 허리부터 발까지 하체깊스를 하시고 병원에 계셨다.
어느날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신 아버지는 의사선생님 몰래(아버지 형님)몰래
새엄마에게 강제로 헤체를 시켰다. 잘라낸것....
그리고 돌아다니셨다.
결국 큰 병원 입원 ..다리때문애 몇년을 고생하셨다.
그러다 목발 신세를 져야했고,
내가 고등학교땐 다리를 절며 걸을수밖에 없었다.
새엄마는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때 모터사이클을 팔아버렸다.
그런데 1년을 못 넘기고 다시 모터사이클을 장만..
돌아가시기 얼마전 까지도 넘 사랑하며 타고 다니셨다.
다리를 절게까지 만든 모터사이클을 멀리 할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행복해하며 모터사이클을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가끔 운전을 하면서 나는 깜짝 놀랄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과속 운전을 하고 있는 것..^^;;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서..... ^^
속도를 줄이며 웃고 있지만.......
어린시절
해질녘.. 아버지가 나를 태우고 엄마산소에 자주 다녔다.
돌아가신 엄마의 산소 옆자리에 가묘를 만들어 놓고,
내가 묻힐 자리라고 어린 내게 말씀해주신 아버지..
마당에 꽃 밭 가꾸듯..
엄마 산소를 가꾸셨다. 엄마가 떠나시고 18년동안 ..
아버지께서도
엄마곁에 누워계신지...벌써 23년이 흘렀다.
4월에 두 아이들 데리고 부모님 산소에 들러야겠다.
가서 웃으며 아버지를 놀리고 싶다.
"아버지. 말년에 다리를 절게 만든 그게 그렇게 좋아서..
또 타고 다니고 싶었어요?"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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