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에
시부모님께서 오셨다...
하나있는 며늘아가 생일이라고....
케익들고...*^^*
이쁜것도 골라오셨네....^^
나는 가식적이 아닌 진심으로 시어머니를 좋아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살기를 기도한다..
처음부터 내가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았던것은 아니다.
시어머니는 9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고등학생이셨던 시아버님과 결혼했다.
시댁에는,
시어머니는 계시지 않고, 코흘리는 시누이가 3명,홀로 되신 시아버지가
있어 넘 놀랐다고 하셨다.
그때는 대부분 중매결혼, 중매장이의 허풍에 속아 결혼 한 사람도 많던 시절..
친정에서는 동생들을 돌보고,
결혼해서는 결혼한지 몇년만에 누워계시는 시아버지 병수발에,
시누이들 뒷바라지까지
허리펼 시간도 없이 고생을 하셨다.
지금이야 공무원들 위상이 놓아졌지만, 그때는 공무원들은 박봉에
시달려 할것 없으면 공무원 한다는 그때,
시아버님의 공무원 봉급으로 살림을 꾸려나갈려면 억척스러울수밖에
없었을것이다.
천성적으로 부지런함을 타고 나셨다.
내가 결혼 할때쯤에는 시댁 재산은 소도시에서는 남부럽지 않도록
많았다.
은행에서 많은 예금으로 특별 대우를 받는 정도 였다.
부모님들은 장남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다.
내 남편과 시아주버님의 차별은 눈에 거슬릴정도로,
달랐다.
내 남편은 친 자식이 아닌것 같았다.
심심하면 남편에게
"결혼 까지 했는데 뭘 감추느냐..친 엄마 아니지?"
이런 말까지 할 정도 였다.
나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결혼할때 예단이 문제가 되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막내다 보니 더 받을 일도 없고, 원 없이 받고 싶어 했다..
신혼 여행 돌아와서 시어머니와 예단 문제로 큰 소리가 오고 갔다..
시댁에서는 시집온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어머니와 다투는 나를 버릇없고
못 된 며느리라 여겼다..
내 위의 두 언니가 홀 시어머니,외동과 결혼해서
마음 고생 실컷 하다가 어린 아이들 남겨 놓고 일찍 세상을 떠났고,
한 언니마저 속 앓이로 암에 걸렸다.
무조건 참고 삭히다 속 병이 났고 결국 그 피해는 어린 조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나도 새엄마 밑에서 컸는데 조카들마저 새엄마밑에서 자라야했다..
그때 나는 결혼 하면 참고 혼자 삭히며 살지는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결혼할때 대학 3학년인 남편과 달리,
나는 입시 미술 학원을 하고 있었다.
미래가 불 확실한 남편을 마음 하나 보고 선택했는데,
이럴수가 있나 싶어 나는 넘 화가 났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조목조목 내 생각을 적어 시아버님께 편지로 보내고,
시댁에 발 걸음을 끊었다.
시어머니와 다툼 후 6개월 쯤 지났을 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시어머니의 사과 전화였다..
미안하다는 말과 집으로 와 달라는 내용이였다..
6개월 만에 시어머니와 다시 만났다.
하지만 마음속에 앙금은 남아있었다..
동서와 나의 차별 때문이였다.
그러던지 말던지 나는 내 할 도리만 해 나가자 싶었다.
무능력한 아주버님과 이혼 말이 나올때마다
시어른들은 이혼을 돈으로 막았다.
시아주버님은 하는일마다 잘 되지 않아 시댁 재산을 거의 다
탕진했다. 동서까지 한몫을 했다.
큰 아들이 능력이 없어 기가죽는 모양이다 싶어
시어머니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는지
동서에게 같이 살자고 했더니
생각해본다는 말도 없이 한번에
"저는 어머님과 못 삽니다. 마음이 안 맞아서"
그 때 시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모든걸 큰 아들을 위해서 주었는데, 결국 냉대,,,
시댁에 더 이상 가져갈것이 없을 만큼 건물이며 땅을 다 팔게 하고,
그것도 부족했는지 동서는 엄청난 빚을 졌다.시댁에 빚을 남겨두고
시 아주버님과 이혼을 했다..
그때 시어머니는 거실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셨다. 바라보고 있을려니 넘 마음이 아팠다.
건물을 헐 값에 팔아 큰 며느리 가 남기고 간 빚을 정리했다.
시어머님와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하려한다.
섭섭하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말을 한다.
며느리가 그러면 나쁜 며느리에
버릇없다 여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해야만 똑 같은 문제로 섭섭함을 느끼지 않는다.
서로가 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말을 할때도 행동을 할때도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말을 하게 된다.
시어머니께 섭섭함을 드릴지는 모르나,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 할때마다 속상하다고 속으로만 생각하면,
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문제가 심각해진다..
처음 한번으로 같은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서로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하다보니,
앙금이 쌓이지 않는다.
어떨때는 시어머니와 내가 눈물을 흘리며 다툴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다투며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면,
서로 소리내어 웃는다.
"어머니 속이 시원하시죠?"
어머님은 "에그" 하시면 알밤을 한대 때린다.
우리는 지금 엄마와 딸처럼 지낸다.
시어머니의 속마음은 어떤지 알수 없으나,
나는 친정 엄마처럼 생각하고 대한다..
어쩌다 시댁에서 자고 올 때는
꼭 시어른들과 우리가족은 같은 방에서 나란히 잔다.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시어머니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듣기도 하고 내 이야기도 한다. 목욕탕도 같이 다닌다.
같이 한 세월 만큼 우리는 가까워져 있다.
맛있는게 있으면 꼭 챙겨 어른들과 같이 먹는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볼때면, 나는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단란하게 모여 이야기를 나눌때는 행복감으로 충만하다.
나는 친정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
남편도 있지만 시부모님께 마음으로 많이 의지 한다.
"나는 부모님도 계시지 않고 집 나가도 갈곳이 없습니다.
저는 아버님,어머님과 오래 살고 싶어요."
시누이에게 수시로 내가 시부모님을 좋아하고 따른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시부모님께 고스란히 전달 된다.
나에게 잘해주라는 말도 함께..
자신의 부모님을 좋아한다는데 싫어할 시누이들은 없다.
결혼한 사람들 대부분 누군가는 며느리를 맞아야 하고,
또 누군가는 다른집에 며느리로 딸을 보내햐 한다..
인터넷 글을 읽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고부간의 문제로 상담을 하거나,
속상한점을 털어 놓는다.
우리 시어머니 세대는 고부간의 갈등이 없었을까?
요즘보다 더 심한 시집살이를 견디며 인내해왔지만,
지금 그런식으로 시집 살이 시키면 참고 견디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시대는 변해간다.
며느리의 사고방식도 시어머니의 사고도 바뀌어져 간다..
1. 남의 집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비교해서 말 하지 말자.
당신도 세월이 흘러 누군가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딸을 다른집으로 보내야 한다.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다. 동지가 되어줄때 더 친밀하게 된다.
2.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두지 말자..
사소한 말 한마디도 오해의 불씨가 되어 멀어지게 된다.
차 한잔 앞에 두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의 생각을 말하고 들어주자..
그리고 한발 물러서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자..
며느리도 나이 먹는다.
언젠가는 시어머니가 된다.
3. 넘 예의를 갖추지 말자.
예의라는게 좋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까워 질수 없는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친구의 부모님께는 말을 잘하면서도
시어른들 앞에서는 입 붙이고, 가만 있는것은 좋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신다.
쫑알쫑알 시어른들 앞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게 좋다. 철 없다는 소릴 들으면 어떠랴..
많이 웃고 많이 떠들어라..
실수도 하면서 더 가까워진다..
4. 정성을 보여라.
잘 할수 없어도 요리책 펴 놓고 시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자..
돈주고 사 먹는것은 얼마든지 할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다.
시어른들이 좋아하는 요리만 할달에 한번씩이라도 해서 드리면,
저절로 사랑을 받는다.
5. 가끔은 시어머니와, 아니면 시아버님과 따로 데이트를 즐겨라,
곁에 딱 붙어 팔짱을 끼고 맛있는것도 먹고,
작은 선물을 전하자...
**** 시어머니는 다른것 다 두고..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자.
수십년 떨어져 살다 만났는데 처음부터 딸처럼 생각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내가 키워 다른집에 보낸 내 딸도 남의집 며느리다.
내 딸이 시댁에서 사랑받기를 원 하는 만큼
며느리를 아껴주자.
처음부터 시어머님의 연륜만큼 잘 하는 사람은 없다.
며느리, 아들편에서 언제나 며느리편이 되어 준다.
그렇게 하면 집이 조용해지고 아들은 사랑받는다.
아들이 잘 못한일이 있는데도 며느리에게 이해하라는 편을 들면,
그 불똥은 아들에게 튀어 잘못 한일의 몇배로 남편은 며느리에게 시달린다.
더불어 시어머니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만다.
아들 편 드는것은 아들을 사랑하는것이 아니다.
아들을 힘들게 할 뿐이지...
시어머니가 먼저 나서서 아들을 혼 내주면 며느리도 시어머니편이 되어준다.
고부간이 한편이 되면 집은 조용하다...*^^*
시아버님은 자주 전화해서
내가 보고싶다는 말을 하신다.
언제 오느냐고..
남편 혼자가면 나를 왜 데리고 오지 않았냐고 남편에게 한마디 하신단다.
3년전에
시어버님께서
"네가 그렇게 마음 넓은줄 몰랐다. 네가 참 무던하구나.
살수록 네 마음이 진국과 같다는걸 느낀다.
고맙다."
그말에 감동을 받았다.
버릇없는 나를 사랑으로 봐주시고 아껴주시는 시아버님 말씀에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를 낳아준 엄마보다 시어머니와 함께 한 세월이 몇배가 되었다.
이제는 시어머니 마음을 이해할 만큼 세월이 흘렀다.
나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하시는 어머님의 마음이 고맙고,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께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은 시어머니께 받고 있다.
아직 두분다 건강하셔서 다행이지만,
두분중 한분 이라도 계시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선다.
이번 설에 세배를 하면서
"120살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했더니 깔깔 웃어신다.
정말이지 두분이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Coo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징어김치순대,김치전 (0) | 2010.08.30 |
---|---|
한방오리백숙 (0) | 2010.08.29 |
막내표 라볶이.. (0) | 2010.08.27 |
그래서 딸 둘을 낳았을까?^^ (0) | 2010.08.26 |
비트,뽕잎 미니약식 (0) | 2010.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