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일주일동안 영어마을 입소로 집을 떠나게 된 막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큰아이도 없기에
남편은 며칠동안 시댁에서 출퇴근 하기로 하고..
그 며칠동안 저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모든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렇듯,
가족들 식사준비 때문에 하루이상 집을 비우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낳고 한번도 혼자서 여행을 가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누가 데려다주어야 움직이는 성격탓에 ..
친구들 조차도 내가 사는곳에 와야만 내 얼굴을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행은 가족모두 함께 하는것이기에
남편과 둘만이 여행을 한적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이들을 시댁이나,친정에 맡기고 부부 두사람만
여행을 가기도 하던데
우리부부는 아이들을 떼 놓고 어딜 간다는것은 상상조차 할수가 없어
늘 함께 였습니다.
기회가 되어
나 혼자 어딘가를 가야지 생각하면 떠나기전 부터 고민에 빠지게 되더라구요.
몇시간 동안 어떻게 혼자서 가지???
참 갑갑한 성격...
이렇게 결혼후 21년을 살았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꼭 며칠 나도 집을 비워보자..
열심히 산 나도 한번은 혼자 떠나보는거야!
집을 떠나기전 주부인 저는 할일이 많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정리정돈된 깨끗한 집에서
쉬어야하니까....
웬비가 이렇게 오는걸까요?
풀들만 좋아졌습니다.단비맞고 거름 먹고 쑥쑥 자라났으니까요..
떠나기 4일전..
마당 풀 정리를 합니다..
1단계 잔디깍기로..
잔디깍기로 할수 없는 곳엔 예초기로..
예초기를 할수 없는 꽃밭엔 손으로 풀을 뽑았습니다..
감당이 안되는 풀들...
대충 마당 정리를 마치고...
떠나기 3일전..
대청소를 했습니다..
매일 내리는 비 때문에
방마다 눅눅해진 커텐,이불들을 모두 걷어내고,
보송한 이불로 교체,
미뤄둔 아이들 2인용베개커버를 만들고,
2일전 ,,
걷어낸 침구,커텐을 세탁합니다..
빨래 건조대 4개 집안 식탁의자,아이들 책상 의자,
문에도
한번도 널지 않았던 밖의 줄에도
6번에 걸쳐 세탁기로 돌린 빨래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러다가 어디 가지도 못할것 같습니다.
매일 한번이상은 소나기가 지나가니..
집을 나설려면 마르지 않은 빨래들을 집안 여기저기 펼쳐 놓고,
전쟁터처럼 해 놓고 나갈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두고는 맘 편하게 집을 나설수 없을것 같은 심정...
하루종일 선풍기 세대 돌리고,
보일러 풀 가동 시켜서
빨래들을 강제로 말립니다..
집 떠나기 하루전
거실도
아이들 방도..
제 방도
정리가 끝이 났습니다..
집 전등 스위치를 내리고
이른 가을 맞이를 하기 위해서
저 혼자서 처음으로 먼길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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