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살기 시작한 지 벌써 16년
방안 창 방충망을 통해 바라본 풍경
서울 사람들은 숲세권이라고 하면서 좋아하는듯한데
나는 숲보다 창으로 바라보는 도시의 불빛을 선호한다는 걸 이곳에 살면서 알게 되었다.
나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
주택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모든 게 엉망 쉼 없이 가꾸어야 하지만 나는 포기를 했다.
편하게 살기로 작정
눈 감고 집안만 대충 치우고 산다.
그런데 남편을 보고 있으면 이곳을 떠날 수 있을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해서도 마당 풀 뽑고,
몇백 평이나 되는 마당 잔디 관리
틈틈이 별의별 걸 다 심어 놓고 키운다.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겠지.
사업장이 농업과 관계되는 분들을 상대하다 보니 들어오는 게 너무 많다.
올해
파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먹을 벼농사 금방 찧어 왔다면서
다른 분들이 한 자루씩 한자루씩 남편 차에
실어놓다 보니 들어온 것만 3자루 120킬로다 이런 분들은 주더라도 10킬로 이렇게는 절대 안 주신다.
기본이 40킬로
우리는 집에서 보다 밖에서 해결하는 날이 많아 쌀 소비가 많지 않아서
다른 분들에게 나눔 했다.
참기름, 들기름도 많이 받아서 나눔 하고
이틀 전에는
갓 딴 딸기가 들어왔다.
나는 수박 외에는 즐기는 과일이 없어서 남편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
직장에 들고 가서 나눔 했다.
그분들 덕분에 남편은 돈을 벌기에 우리가 더 감사한데도 매번 남편을 통해 여러 가지 챙겨주시는 걸 보면
밖에서 인심을 얻고 사는구나 싶다.
정은 돌고 도는 것
살아보니 베풀고 살면 기대하지 않아도 언제가 다른 식으로 돌아오더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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