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고 싶은 여행을 한다.'

사람마다 여행 취향은 참 다르다.
누군가는 유명한 자연경관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성당이나 사찰,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미국이나 캐나다 여행 상품을 보면 4대 캐년을 비롯해
유명한 자연경관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사에서도 그런 상품을 만드는 것이겠지.
그런데 나는 솔직히 그런 곳에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미국' 나는
헐리우드,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만 일주일 즐기다 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뉴질랜드, 호주, 몽골, 인도 같은 곳도 여행 계획이 없다
자연탐험 여행과는 거리가 있는 여행지들만 가고싶어 한다..
성당도 아름답지만, 신사나 절 같은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도 내 취향은 아니다.
하지만 박물관,전시회,공연은 좋아한다.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중국 장가계는 가봤어요?”
나는 가고 싶지도 않고, 아마 갈 일도 없을 것 같다.

내 여행 취향은 아주 확고하다.
구시가지, 골목길, 오래된 풍경, 시장, 테마파크, 축제 현장.
이런 곳이 좋다.
그래서 같은 나라,도시를 반복 여러 번 가기도 하고,
어떤 도시를 가든 그곳에 테마파크가 있다면 꼭 들렀다 온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고 싶어서 그 시즌에 맞춰
유럽 여러 나라 크리스마스 마켓 만 보러 돌아다닌 적도 있다.
그러니 아무래도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과는
여행 취향이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50대 이후가 많은데,
그중에는 이런 분들도 계실 것 같다.
“나는 교토에 가보고 싶은데 혼자 자유여행을 할 수 있을까?”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
“지하철을 타는 것도 자신이 없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은
내가 교토를 여행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다.
지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환승하고, 또 길을 찾아가는 것이 불편하다.
지방에 살고 자가운전을 해서 이동을 하며 살아와서 그런 듯.
서울에 가면 택시이용만 한다.
지하로 내려가는 것 자체가 싫다.
그래서 교토에 갈 때도 최대한 복잡한 이동을 피한다.
간사이공항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바로 교토로 가는 리무진버스를 탈 수 있다.
나는 이 티켓도 한국에서 미리 예약,지불 바우처를 챙겨간다.
왕복으로 준비하면 부부 기준으로 약 12,000원 정도 저렴하다.

요즘은 세상이 정말 좋아졌다.
식당도 한국에서 미리 예약제 식당은 결제까지 할 수 있다.
날짜와 시간만 정해놓으면 되니 현지에 가서
식당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미리 준비하면 비용도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중국이나 일본 여행을 갈 때는
대부분 한국에서 예약과 결제를 끝내고, 바우처만 챙겨간다.
현지에서는 약간의 식사비와 쇼핑할 돈 정도만 준비한다.
그마저도 현금을 많이 환전하기보다는 트래블카드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편이다.
오사카보다 교토에서는 카드 사용이 더 편리하게 느껴졌다.
여행하면서 현금만 받는다며 카드를 거부하는 곳도 만나지 못했다.
교토 리무진버스에서 내리면 주변에 호텔들이 줄줄이 있다.
맞은편에는 교토역이 바로 보이고, 조금만 건너가면 교토타워도 있다.
늦은 시간까지 주변을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오기에도 좋은 위치다.
그리고 내가 교토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7월에 교토.오사카 기온마츠리 행사와 오사카 텐진 마츠리가 열리는데
거리에는 포장마차가 가득하고 사람들도 많다.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인데
호텔에서 도보로 갈수 있는 거리에서 열린다.
구경하다가 호텔에서 씻고 휴식 다시가서 즐기고 온다.
이게 편하다.

호텔에서 대욕장까지 즐기고 나면 하루의 피로도 말끔히 풀린다.
특히 퇴직 이후 시간에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면
굳이 주말이나 성수기에 여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평일에 가면 항공료와 호텔비도 훨씬 부담이 적고, 사람도 적다.
물론 자녀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이들과 시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성수기나 주말을 끼고 여행해야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눈물이 주르륵

아직까지 아이들과 여행을 가면 경비를 내가 거의 다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예약하고,
호텔 예약하고,
여행 일정 짜고…
그러니 우리 가족은 얼마나 편한가.
두 주먹 불끈 쥐고 나만 따라오면 되니까.

하지만 혼자 여행할 때만큼은 철저하게 가성비 자유여행을 한다.
대신 호텔비용 만큼은 아끼지 않는다.
교통이 편리한 곳 위치, 깨끗한 곳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평점도 9.4 이상인 곳을 선호한다.
여행에서 숙소가 편해야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피로를 제대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사나 절, 성당처럼 유명 관광지를 많이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자유여행보다 패키지여행을 권하고 싶다.
여기저기 이동해야 하는 여행이라면 버스가 알아서 데려다주고,
가이드가 설명도 해주니 오히려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관광지보다
그 도시의 생활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시장 구경하고,
소소하게 산책하고,
골목길을 걷고,
작은 술집에 들어가 술 한잔하는 여행.
나는 이런 여행이 좋다.

여행을 할 때도 나만의 방식이 있다.

하루는 남쪽으로만 쭉 걸어본다.
다음 날은 동쪽으로 간다.
그다음 날은 서쪽으로 간다.
복잡하게 이곳저곳을 오가는 대신 한 방향으로 천천히 걷는다.

하루 종일 뚜벅뚜벅 걸으며 구경하다가 늦은 밤 호텔로 돌아온다.
너무 피곤하다 싶으면 잠시 호텔에 들어와 씻고 쉬다가
다시 밤거리를 나가기도 한다.
교토는 이런 여행이 참 좋다.
무리해서 유명한 관광지를 모두 찍고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라,
내가 걷고 싶은 만큼 걷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쉬고 싶으면 쉬고,
다시 나가고 싶으면 나가면 된다.
여행은 꼭 남들이 좋다는 곳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여행이다.
남들이 모두 좋아하는 곳이라도 내가 관심이 없다면 굳이 갈 필요가 없고,
남들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골목길 하나가 나에게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혹시 해외 나홀로 자유여행을 해보고 싶지만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
“지하철을 못 타면 어떡하지?”
“나이가 있는데 자유여행이 가능할까?”
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조금만 준비해서 한번 가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다니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한 방향만 정해서 천천히 걷고,
힘들면 호텔에서 쉬면 된다.
여행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즐겁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에게 교토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이것이다.
무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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