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행복은 어디에 있는 가?

다희풀잎 2010. 9. 12. 12:14

       

       

       

       

       

      12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어린시절  건강하지 못한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나셨지만,

      나이터울이 많이 나는 언니와 오빠들이 있어,

      엄마의 빈자리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아버지의 노력으로 경제적으로도

      풍족..결혼 이후 아이를 낳고 키울때까지

      돈에 대한 욕심없이 살았다.

       

      필요한것은 다 가질수 있었고,

      하고싶은것은 망설이지 않고 할수 있었던 환경속에서 ...

       

      창피한 지난 이야기지만,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학원을 운영하게 되었고,

      결혼하면서 시댁에서 둘이 살기엔 큰 아파트도 분양받아 주었다.

      의식주가 안전하게 해결되니,뭘 모아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없이,

      버는 족족여행다니기 바빴고, 명품 매장 둘러보는게 낙이였다..

      집의 살림은 일을 한다는 핑계로 일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그러다 30대 중반..

      남편이 절친 보증을 서준게 잘못되면서

      우리가족은 삶의 끝,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당시 IMF때문에  사회가 혼란스러울때 였다.

       

      남편은 자신에게 고통을 주고 도망간 친구 찾아다니고,

      나는 큰 아이 손을 잡고, 아무도 모르는 소도시에 정착하게 되었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잃지 마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곳에서 생각지도 않게 동향의 은인을 만나,

      아이들 공부 봐주는 조건으로  집을 구할수 있었고,

      그분의 도움으로 남편의 일터까지 생기게 되었다.

       

      나는 학원 강사로 남편은 열대어양식을 1년 6개월정도 했다.

      그때   학창시절 하는 저금말고는 처음으로 정기적금..저축을 해봤다.

      250만원 두사람이 벌어 185만원을 저축했다.

       

      생각지도 않게 지금의 막내를 가지게 되면서,

      나는 1년정도의 휴식을 가졌고,

      시댁의 도음으로 다시 집을 사게 되었고,

      남편과 학원을 하게 되었다.

       

      영어,미술,음악,보습학원,어린이집까지.......

      강사들 챙기고, 아이들 간식과 점심 챙기는 일을 5년했다.

      아침에 남편이 집앞에서 학원차에 태워 나가서,

      오후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집앞에 내리는 일상....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것 같은 일상 이였다.

       

      다행스러운건 직업이 학원 운영이다 보니

      아이가 방과후 학원에 와서 내가 마칠때까지 돌봐줄수 있어

      넘 좋았다.

      사실..여자에게 아이들 키워가면서 하기에는 학원보다 더 좋은 직업이

      없는것 같다.

      다른 자영업은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소홀하기 쉬운데,

      학원은 아이들과 늘 함께 할수 있으니...일터에서 아이들 걱정 하지 않고,

      편안하게 일을 할수 있으니..

      단지 큰 아이는 놀 시간이 없었다.

      수업 마치고 학원 오면 이교실 저교실 돌아다니며,수업 하고 나면,

      나와 집으로 돌아올 시간...

      아이에겐 내 학원이 놀이터와 공부방을 겸했다.

       

      학원도 잘되고, 집도 안정이 되고,근심이 사라진것 같았는데...

      내 건강에 적신호가 온것이다..

      아침에 나가 저녁까지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니,

      무리..더구나 나는 태어나면서 약골이였는데,

      정신력으로 버티다가  생활이 안정이 되니 덜컥 문제가 생긴것이다..

       

      이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니..

      건강에 문제가 온 것...

       

      모든것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 왔다.

      작년 시골에 집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

       

      딸아이와 같이 책을 보고..
      T.V 만화영화를
      보고키득거리는 재미가 이처럼 좋은거였었는지..
      .뭘 해먹을지 같이 궁리하고..
      있었던 일들을 낱낱이 고자질 해대고..
      나도 아이 따라 흥분했다가는 함께 웃고
      딸아이와의 눈 높이가 척척인 저녁무렵...

      두 딸과 남편 좁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발 생김을 재어보는 모습도 보고
      이런저런 장난에 잠시 시름도 접어보고...
      아 - 난... 행복해라..!"

      아침 창가에 가득 늘어지는 햇살과
      빈속에 마시는 차 한잔과 그리고 흥얼거려보는 나 혼자만의 노래가
      오늘도 나를 최고의 기분으로 만들어준다.

       

       

      이제는 안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걸...


       

      걷고,보고,숨을 쉴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보고,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일인가.


       

       

       

       

       

       

       

      행복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홀가분한 마음. 여기에 행복척도가 있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삶을 살줄 아는 사람이다.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