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발 비벼대며 한 공간에 누워있을수 있는 행복

다희풀잎 2011. 4. 12. 08:52

 

 

 

 

 

 

 

 

 



두 딸들은 자신의 방에서 자려고 하지 않는다.
안방도, 자신들의 방도, 완전 전시용 방으로 전락한지 오래전이다.
흥부네 가족처럼 거실에서 모두 모여 잠을 잔다.
방들은 주인들이 찾아주지 않아 외롭다고 하지만,,,.....*^^*
태어나면서 아빠옆에서 자기 시작하더니
두 딸들 모두 아빠옆에서 자려고 한다.

초딩은 그렇다 치고 고등학생인 큰 딸마저...
대부분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아빠 옆에서 안잔다고 하는데....
"너는 네방가서 자!"
내가 말하면
"엄마 딱 하루만~~~"
포기상태다!

딱 하루가 일주일,일년...쭉이니까.....

나만 외따로 떨어져 간다.

나는 편안하게 혼자 숙면을 취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딸들은 언젠가는 독립해야 할텐데..


그후 남편이 우울증 걸리는게 아닐까? 벌써 부터 걱정이 되는것은
유난스럽게 사이가 좋은 부녀사이 이기때문이다...


내 친정  형제자매가  12남매..
그중 나는 막내다.

맨위 큰 오빠와는 22살 나이차이가 난다.
  가족이 많았다는 기억은 어린시절이나 명절 뿐,,,
내 기억속  나는 언제나  혼자여서 무섭고 외로웠다..


부모님은 엄격하셨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언니 오빠들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모두 대 도시에 있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집을 떠났고,
남녀칠세부동석을 노래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오빠들과도
잘 마주할일이 없었다..

여자 남자 분리해서  식사 하는 공간마저  달랐기 때문이다.
위에 언니가 6살차이~~  내 나이 10살에 언니도  진학때문에 대도시로 나간후..

방학이나 명절에만 오빠 언니들을 볼수 있었다..
방학에도 집에 잘 오지 않았다. 학원다니기때문이라  했지만,
사실은 넘 엄격한 교육환경이 싫은 오빠,언니들은 공부 핑계를 댄것..


유난스럽게 겁이 많은  나는 혼자 잠을 자게 되면서
방에 불을 껄수가 없었다..나는 24시간 환한곳에서 살았다..

언니 오빠들은 집을 떠나서 함께 살았기에 서로간의 정이 좋은것 같은데,
나는 말이 남매지간이지..정이 별로 없었다..
나 혼자 주워온  자식처럼..

혹시 내가 친 동생이 아닌건 아닐까?  어릴때 그런 생각을  잠시 한적도 있지만,
다른 형제 자매들은 아버지를 닮았지만, 유일하게 엄마와 판박이로 닮은 얼굴 때문에
그런건 아닌것 같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결심한게 하나 있다..
절대 아이들 따로 개인 방을 주지 않고,
아이들끼리 한 방을 사용하게 해야지...라고...

무조건....

 




싸우면서 살 부비다 보면  정이 더 생기고 추억도 많을것 같았다.
내 경우를 비춰보면 말이다......

6살 터울이 나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엄청 싸운다.. 경상도 표현 대로 라면  ..몸서리처지게.. ~~ㅎㅎ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 큰 아이가 잘 돌봐줄거라   생각했더니..
웬걸..큰 아이는 세대차이나서 동생하고는 대화가 안된다고 하고,
자기만의 프라이버시가 있다면서 동생이 자신의 물건에 손 대는걸 싫어한다.


동생은 언니 물건이 갖고 싶고, 자기와 잘 놀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그러다 합의점을 찾은게   아빠와 장기두기
함께 놀아달라고 언니는  괴롭히지 않고 가만 두고, 아빠와 놀기로 한것..

방학때는 새벽부터 전쟁이다..
그러면서도 언니가 조금만 늦게 오면 걱정을 하고, 맛 있는것이 있으면 챙겨 둔다.
그래...하나 보다 둘이 좋구나..
그렇게 싸우면서도 언니를 찾는 아이가 귀엽다.

흥부네 가족처럼  북닥북닥  아이 많이 낳아서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주변으로만 보내고,
모두 데리고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었는데,
삼신할머니가 두명밖에 주시지 않았다..

(방 하나를 같이 사용하게 하되 중간에 낮은 벽을 두어 두 아이의 공간을 분리 했다.)


 

 

 


   

 

나란히 누워 있는 세부녀...
행복이 따로 있나...
건강하게 이렇게 발 비벼대며 한 공간에 나란히 있을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