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ior & DIY

기도하며 손으로 만든 수험생딸 '도시락가방'

다희풀잎 2011. 11. 1. 17:36

 

 

 

수능 시험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시험날 도시락을 준비해야하는데,

보온도시락이 없더라구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니 도시락을 준비해야할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집에 있는것들은 소풍갈때 사용하는 플라스틱류..

추운날 식은밥을 먹일수는 없기에

 보온도시락을 구입하고 보니,

가방에는 딱 반찬통과 밥통넣을공간뿐이더라구요.

 

추운날 뜨거운물도,국도 따로 담아주고 싶은데

그러면 가방 두개를 준비해야할것 같아서

도시락 가방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냥 사서 주거나, 집에 있는 가방을 사용해도 되지만,

엄마로서 정성을 담아 뭔가를 준비해주고 싶었습니다.

 

 

 

 

시험날 준비해줄 도시락과 보온물병.

작년인가? 가방 하나 만들려고 사둔 하얀색 소가죽입니다.

미루다 큰딸 도시락 가방을 먼저 만들게 되었네요,,,^^

 

 

구김이 있지만 나중에 다림질 하기로 하고,

 

 

재단해서 안과 밖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닥에 넣어줄 것도,,,

(도시락을 받쳐줄 바닥은 안에 두꺼운 하드보드지..

천으로 모양을 만들어 안에다 넣었습니다.)

 

 

라벨지도 하나 붙이고..

 

 

 

대충 모양을 만들어 다림질을 해줍니다.

가방끈은

한쪽은 가죽,한쪽은 체크원단으로,,,^^;;

 

 

 

 

 

 

 

 

리본은 폼으로 달아준게 아니라,

입구 조일때  사용하는것이랍니다.

줄 대신 리본 레이스를 사용했어요,,

 

 

 

 

 

 

귀여운 막내가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양말이 넘 재미있네요,,이제보니...^^

 

시험보는 날까지 별일없이 건강하게 ...

침착하게 시험 잘 보기를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기도했습니다...

수험생을 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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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큰 딸~~~

큰아이를 낳는 날..
사돈 어른이 병원에 오셨다..
네째 올케의 친정 어머니...
절을 4개 가지고 계신 분이셨는데  나는 수술실 들어가기 조금전에 사돈 어른을 뵈었다.
그분 말씀이 아이가  태어나는 날이 4월 초하루라고 다음 날로 미루는게
어떠냐는 말씀...
개인병원도 아니고 종합병원에서 내 맘대로..그것도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번복한다는일이
쉬운일인가!
아이 낳고 난뒤 며칠지나서 전화를 해 주셨다..
예전 같으면 여자들 팔자 세다고 싫어했지만, 요즘에야 키우기 나름이다..
기운 넘치게 활동하고 센 팔자를 사회를 위해서 살면 된다..
하지만 다 클때까지는 마음 고생을 많이 해야 하니,,,마음 단단히 먹어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이가 한달 두달 지나면서.. 심상치가 않았다..
보통 아이들과는 하는 행동도 다르고.. 한마디로 사고뭉치..

신생아는 먹고 자고 한다는데,

잠이없어서 지금까지 '아침 학교가야지' 하고 깨워본적이 없다.

새벽5시30분 -6시면 제일 먼저 일어나니..

잠은 두 아이 모두 없는편.

일요일은 학교 안가니 늦잠자라고 해도,새벽부터 깨서 돌아다녀서

어릴때는 잠좀 자라고 창을 종이로 막고,검은 천을 둘러놓기도 했다.

창에다 별도 붙여놓고

(캄캄한 밤이라고 여기고 더 자게 하기위해서..)

효과도 없었지만....

 

어린이집을 보냈더니,

공동생활..모두 낮잠자는 시간에 우리딸 혼자만 마당에서 놀아야했다.

자기 싫은데 강제로 잠을 재우니,아이가 스트레스에

어린이집에 안가려고 해서,혼자만 자유시간....

 


 

호기심이 많아..뭐든지 들여다봐야하고..잠시 5분만 긴장을 풀면...잃어버리기 일쑤..
어린이집에서 수업시간에 우리딸이 사라져서그 이후부터 어린이 집 밖에 벨을 달고, 수업중에는 문을 닫아걸었다.
밤에 잠 자고 일어나 보면 아이가 없어져
정신없이 찾아다니고,어른들 모시고 떠난 여행지에서 아이가 사라져,여행이고 뭐고 아이 찾느라고 넋나가고,명절에 음식 장만 하는틈에 집 나가서시댁 가족들 아이찾느라고 혼 빠지고,놀아도 꼭 높은곳에 올라가야하니,냉장고위고,책장위고모두 아이 놀이터,책장이 넘어지는 급박한 사태도 발생..티비위에서 놀다 티비와 떨어져 티비고장에 내 심장 덜렁거렸고,매번 문에 팔다리걸치고 올라갔다내려갔다하며 노니언니를 만나면 늘 울면서 하소연"내가 학원에서 지도하는 남자아이들50명보다 내 딸아이 하나 키우기가 힘들다.."고동네에서 유명..맨날 내가 울면서 찾아다녀서..얼마나 힘들어 보였으면내딸을 묶어두라고까지 말을 했을까싶다.하지만 어찌 자식을 묶어둔단 말인가..
아이가 초등 입학할때까지의 사건들을 모아 책을 만들어도 족히 두어권은 될것 같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들어가니..살것 같았다..
그 시간 만큼은 긴장을 풀어도 되니까...
털털하고 용감한 내 딸은 학교가서 적응을 잘하고,선생님께 칭찬을 듣고,
내 아이를 아는 분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 키웠는지..
내가 궁금하다며 전화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학교에도 내가 전화한적은 한번도 없었고, 오히려 선생님들이 먼저 전화를 해 주실만큼..
아이가 남다르게 선생님과  교분을 쌓고 있는게 아닌가...
모두들 특이한 내 딸을 보고...분명 나중에 뭐가되어도 될 인물이라고 하셨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부모입장에서 뭘 또 바랄건가...

초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중학 입학 한 3월...아이 초등학교때 친구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는 장례식에 갔다온 이후로..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먹지를 못하길래..
난생 처음 가본 장례식때문에 놀랐나보다..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한게
결국 6개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게 아니라,
늘 길을 가는데 뒤에서  뭐가 와서 박거나, 수학여행가서 친구가 물에 빠져

친구 구하러 물에 들어갔다가 죽을뻔 한적도 있고,

교통사고도 나고...


아이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입학하기전 길가다 투견에게 물려서

50여일 입원에  세차례에 걸쳐 수술..아직 성형을 남겨두고 있다.파렴치한 개 주인을 만나 재판까지 해야했고,결국 개주인은 반성하지 않는 태도까지 가중되어,벌금에 보험회사,의료보험공단과 재판을 해야했다.우리에게 치료비  주기 싫어 별의별 협박을 일삼다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후  3년 학교 다니는 시간이 아깝다고 학교 그만두고,스스로 공부 검정고시 본다고 선언,친척들과 학교 교감선생님 설득에도 꿋꿋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더니,꿈속에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나타나 엄마 속썩인다고,엄청나게 맞고...*^^*며칠동안 앓아 눕더니 자기발로 다시 학교에 갔다..

 

더는 힘들어서혹시나 하면서 아이 이름을 개명했다.이름이라도 바꾸고 나면 달라질까싶어서아이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고,그 이후부터 별다른일없이 평탄해졌다.

 

이름을 바꿔서 그런건지..이사한 집 터가 좋은건지..아니면 눈에 안보이고..일주일에 한번 집에 와서 내 맘에여유가 생긴건지...모르겠지만..

 

하여간 이제 큰 아이때문에 더는 맘고생없어서요즘처럼 맘 편하게 지내는날도 없는것 같다..가방을 만들면서 내 아이에게 이젠 좋은일들만 가득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