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먹을줄만 알았지......^^;;

다희풀잎 2010. 9. 22. 15:59

 



어린시절
큰 대도시에 살지도 않았으면서,
관심이 없었는지 나무와 꽃들에 대해서 아는게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서울 아이들은 벼를 몰라서 쌀나무라고 한다고웃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웃을일만은 아니더라구요...
저역시 참외와 호두가 어떻게  자라는지 몰랐으니....






서른 후반쯤에 참외가
토마토처럼  달려있는게 아니라, 수박처럼 땅위에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참외밭위 땅에 있는걸 보고, 기사 아저씨께
안타까운 마음에...

"참외가 전부다 땅에 떨어져서


참외를 먹을줄만 알았지..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본적이 없으니..그런말을 ....^^;;











4년전쯤엔
제가 사는 동네입구에 큰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오며가며 배나무를 바라보며 다녔는데..
이상하게..배가 자라질 않는거예요.

돌배?


가을 수확할때 입구를 지나가는데,
나무주인장께서  저에게 몇개를 주시더군요..


"아저씨 배 넘 쪼그맣다.그죠?"

아저씨  저를 바라보면서 마구 웃더군요..
이건 배가 아니라 호두라며...
안에 씨앗이 호두라고 하시더군요..
은행처럼 ...............


   

얼굴이 화끈거려서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몇년전..
자연에 관심이 많은 친구덕분에,
저도 지나치는 풍경과 들꽃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것을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설레임에...

하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야생화이름들....
아이들과 함께 산이나 들에 나들이 갔을때,
조금 잘난척 하며  꽃이름을 알려줄려고 해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이름들....^^

친구가 선물해준 도감을 펴고 머리속에  꼭꼭 눌러놓아도
막상 꽃들을 만나면..
꽃이름보다 꽃에 달아둔 제목들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이곳에서 몇년...
달라진것은 길에 피어있는 풀들에게도 정을 쏟는다는것..
지나가는 풍경, 계절을 그냥 무심하게 넘기지 않게 된것...
또 고운님들을 많이 알게 된것...
참 감사한 일이죠...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길이 하나씩은 다 있습니다..

그 길은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 아니라
자기가 만든 길 입니다...

사시사철 꽃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동안 투덜투덜 돌짝길을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 꽃길을 걷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