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설탕솔솔 뿌려진 토스트만 보면 생각나는 친구..

다희풀잎 2010. 10. 13. 17:40

 
내 어릴때는 설탕마저 귀해서 웬만한것에 단맛은
감미료'당원'을 넣어 단맛을 냈지만, 설탕은  귀해서 먹고 싶을때마다
먹을수가 없었다. 당원의 단맛과 설탕의  단맛을 어떻게 비교할것인가?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집 방문할 때 설탕을 들고 가거나,
제과점에서 카스테라를 많이들 사가곤 했다...
지금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탕을 멀리하라 하지만,
그때는 없어서 못 먹었다...^^

 

 
 
중학교 졸업할 때 즈음에도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가 한반에
여럿 있었다.
그만큼 아직은 어려운 나라형편이였다.
 
같은 반에  집이 대형  중국집 하는 친구가 있었다.
일층 이층이 식당이니 규모가 큰 편..
그 친구와는 초,중,고, 성당까지 함께 다녀  절친이였다.
우리에게는 짜장면은 아주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지만,
그 친구에게는 먹기 싫은 음식이 중국요리..
 
먹는걸 워낙 싫어하는 친구는 엄마의 걱정을 늘 하게 만드는 친구였다.
집이 식당인데도 영양실조 걸릴만큼 극도로 먹는걸 싫어하여,
쓰러지기도 여러번..
그 친구 엄마는 나를 자주  불러 딸이 못해주는걸 내가 해주길 원했다.
딸 대신 나의 먹는 모습에서 만족을 찾으려 했는지...

차려놓은 음식들을 열심히 맛나게 먹어주는 몫이 내 차지였다..
"누구는 봐라. 얼마나 맛있게 먹냐. 너도 좀 먹어봐라~"
반찬도 우리는 소풍이나, 생일날에나 맛볼수 있는 요리들이 상위에
차려져 있는데도 그 친구는 본척만척..
덕분에 나는  맛난 음식으로  입이  행복했다.
지금도  무슨 음식이나  맛있게 먹는 다고  내 먹는 모습을 보는 분들이
복스럽게 먹는다고, "니는 먹는모습에서도 복 들어오겠다."고 칭찬을 하신다.

 

 
 
그친구 점심 도시락은   계란 토스트였다. 그것도 설탕을 솔솔 뿌려 놓은...
모두들 밥을 싸오는데  매번 그 친구만 달랐다.
그러니  반 친구들은 그 친구가 싸가지고 오는 토스트가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모두가 조금씩  뺏어먹다 보니 그 친구는 늘 굶기 일쑤였지만,
먹는걸 싫어하니  화를 낼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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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은 못 먹어 애가  타는 맛난 음식들을 그친구는 먹기 싫다 하니..
친구들은 세상 참 불공평하다며  장난삼아 말을 하곤 했다..  ...*^^*
 
설탕 솔솔 얹은 달콤한 토스트 한쪽을 베어물면...
음........
 
 
지금 아이들이야 우리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는 김밥도,짜장면도
계란토스트도, 쏘세지.사이다,도 넘 흔한 음식이 되어버려
우리처럼 애타게 먹고 싶어하지 않지만,
그때는  이 모든것은 일년에 몇번밖에 먹어 볼수 없는 귀한 음식들이였다..
 
 
세월이 흘러 그친구는 뭐가 그리 급해 대학 3학년때 결혼을 했다.
학교 다니면서 아이엄마가 되었다.
왕고집...그때 친구 남편은  군대갔다와서 대학 1학년 입학을 했으니..
친구는 남편 뒷바라지에 아이돌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것이다..
그런데....^^
친구 아들이 완전 친구와 판박이...
밥먹는걸 넘 싫어해서 친구가 밥그릇 들고 따라다니며
한숟가락씩 억지로 먹여야 하니...
어찌 어린시절 자신의 행동이 후회가 되지 않았을까!
그제야 자신의 엄마가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지 느꼈다며,
여자는 엄마가 되어봐야 어른이 된다는걸 실감한다며
엄마께 잘 해드려야겠다고 말을 했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도,
어쩌다 안부 묻는 전화  한 통화에도  어제 만나 헤어진것처럼 편안한 친구..
계란토스트를 만들어 먹을 때마다 친구 얼굴을 떠올리며
웃음 짓는 다는걸..그 친구는 알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