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멀리서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가 들리면..

다희풀잎 2010. 10. 1. 08:43

서울 청계천에서..




얼마전 아이들과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방학 과제중에..
박물관 관람이나, 여행 기행문, 신문 숙제 같은게 있거든요...
아무래도 지방에 살다보니,
아이들에게 공연이나 전시회를 감상할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작은 도시에 살면...

큰 맘먹고 결혼후 처음으로 남편은 두고 아이들만 데리고 처음 집을 나섰는데,
출발전에 조금 불안....
남자두고 여자셋이 길을 나선다는게 조금은 떨렸지만,
좋은 추억,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오자 하는 마음으로...출발...





청계천에도 들렀는데..
그곳에서 몇채의 판자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에게는 옛추억에 잠겨보는 집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집..

새카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 저편에서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났습니다...




 

 

 




"엿 사세요!"
멀리서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가 들리면
눈은 순간적으로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뭐 바꿔먹을게 없나 하고...
부모님 몰래 멀쩡한것도 여럿 엿하고 바꿔 먹기도 했었지요...
나중에 들켜서
들 마루에서 손들고 몇시간 앉아있었는데..
벌 서면서도 입안의 엿의 달콤함을 즐겼습니다..
또 오면 혼나던 말든 또 바꿔먹어야지 하는 맘으로...


그 시절 방안풍경...
오빠가 들고 다닌 책 가방도 보이고...*^^*












책상 옆에 운동화...
새 신발 사면 넘 좋아서 저렇게 방에 모셔 놓고 보고 또 보고 했는데...







한짝씩 없어지던 고무신 때문에 애꿎은 바둑이만 혼이나곤 했습니다..
구석 어딘가에 쌓여 있는 빛바랜 잡지들..  신문에 버금가는 최고의 고물..
작동이 멈춰버린 시계
왜 멈췄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고,
엿만 바꿔먹으면 된다고~~~^^생각...ㅎ

찌그러진 살림살이와 빈병은   엄마가 고물 장수에게서 비누와 바꾸었고,






옷 가지를 넣어두던 은색 함...
예전에는 집마다 몇개씩은 두고 살지 않았나요?








군용 담요네요...
우리 시댁에선 요즘도 일년에 몇차례 가족들만 모이면
펼쳐져서..
화투판으로...
군용담요가 화투칠땐 최고라며 우리 시어머니께서 좋아하는 담요...






연탄이 요즘 다시 인기라지요...
기름값이 넘 비싸서 다시 연탄으로 바꾸는 집이 늘어간다고 합니다..
연탄가스만 없다면..정말 좋은데...


그시절 먹거리들은 하나도 잊을수 없습니다..
나무젓가락에 달려 있는 조그만 아이주먹만한 사탕..
하루종일 빨고 다니다  친구 만나면 친구입에도 넣어주고...^^
별로 들어간것도 없는 아이스께끼..
지금도 가끔 볼수 있는 달고나...


지금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그리운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