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16세 큰딸의 침대가 안방으로 온 사연..

다희풀잎 2010. 11. 25. 08:02

 

 



큰 아이는 태어나면서 부터 잠이 없었다..
신생아들은 먹고 잠자기만 한다는데..
다른집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잠자는 시간이 짧은걸 알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보냈더니..가지 않으려했다..
유아반은 낮잠자는 시간이 따로 있는데, 자신은 그게 고역일수밖에..
잠은 안오고 가만 누워 한 시간을 넘게 있는게 어린아이에겐
감당할수 없는 스트레스였다..
매일 반복 그렇게 해야하니...
할수 없이 원장선생님과 의논을 해서 다른 친구들 낮잠 자는 시간에
놀이터에서 혼자 노는걸로 해결을 했다...

아무리 늦게 잠들어도  새벽 5-6시면 일어나 돌아다니니,
아침 잠이 많은 나는 큰 딸로 인해 또 스트레스....

큰아이는
지금까지 몸이 크게 아파 약을 먹고 낮잠을 자는일 외에
낮잠 자는 일도 없다...

큰 아이 어릴때 내가 넘 피곤해서 낮잠이라도 자고 나면,
꼭 대형 사고를 치는 아이때문에
나는 낮잠도 마음 놓고 편히 잠들수 없는 내 신세를 한탄했다..^^

"나도 학교 늦겠다고 빨리 일어나라고 깨워보는게 소원이니..
제발 일어나지 말고 내가 깨울때까지 자라."고 해도 소용도 없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때 더 심각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큰 아이친구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하늘로 가버려
그 친구 엄마의 요청으로 장례식 참석한 그날부터
잠을 잊은 아이가 되고 말았다..
첫 경험이라 넘 놀라서 그러려니..며칠 지나면 괜찮아지려니 했는데..
열흘씩 잠을 못자는 아이를 보고..
이거 큰일났구나 싶어 부랴부랴 신경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기에 이러렀다..

주변에서 장례식 잘못가서 탈이 났다..,
굿해야한다...
이것저것 뭘 해야 한다는 말에 마음은 더 혼란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무당에게 하소연하는것보다 일단 병원부터 찾자 싶어
병원가서
상담하고 검사하고 두달 정도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약을 받아왔지만 그 약을 먹고 잠을 더 잘자는것 같지는 않고,
새벽 1시쯤 잠들어서 6시면 일어나는것 같았다...
(공부나 책 읽느라 그런게 아니라, 잠드는게 불안한듯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는데...조금이라도 잠을 잘수 있으니..

어느날 잠에서 깨어 물 마시러 가다가 깜짝 놀랐다...
큰 아이가 컴컴한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시계를 보니 새벽 4시20분...
잠이 안온다는게 아닌가..
잠이 부족하면 학교 수업시간에 정신이 몽롱해서 집중도 안될테고,
이러다 보면 이것저것...엉망일텐데...
그러기를 여러 날...

잠들기전에 따뜻한 우유도 먹이고,
불면증에 좋다는 양파도 머리맡에 두고,
잠잘오는 음악도 틀어 놓고...
별의별 방법을 동원해도 나아지는게 없었다...


보름전에는 극약 처방으로 티비를 없애버렸다...

그리고 무서워서 잠들기가 싫다는 아이 침대를 안방 우리 침대 옆에 나란히 놓았다..

흥부가족 마냥...한 방에 나란히 잠이든 남편과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남들은 따로 잘려고 한다는데...


이렇게 라도 해서 아이가 일찍 잠들고 숙면 할수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함께 잠을 자야하지 않을까?
듬직한 자신의 남편 만나 의지하게 될때까지.....

(같은 방에서 잠들고 나니
아이는 잠을 잘잔다...오늘은 16년만에 일어나라고
학교 가는 시간에 맞춰 내가 깨웠다..) *^^*



2008-03-03  의 글이다.

 

 

지금은  기숙사에서 주말마다 집에 오는 큰딸...우리집은 각자의 방은 두고거실에서 함께 잔다. 우리방과 아이들 방은 전시용방으로 전락한지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