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엄마! 나 아무래도 봉투병 걸렸나봐...

다희풀잎 2011. 1. 2. 12:46

 

 

 

 

 

 

 

종이라면 지긋지긋 하다...

집 안을 말끔하게 치워 놓고,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집 거실은 종이 천지가 되고 만다...

막내의 특기,취미는 만들기다..

"제발 네 방에서 만들어라."~~

자기 방에서 만들면
재미가 없단다..

스타 의식이 있나?
넓은데서 놀려고 한다....ㅎㅎ

주말에는 ..
막내를 방에다 가둬두고 싶은 맘까지 생긴다...
좋아하는 종이와, 풀과, 가위를 잔뜩 넣어 주고....


선거철  침대 밑에 무슨 책같은게 잔뜩 들어있어 보니,
후보자 홍보책자를 족히 50여권을 넣어두었길래....
이것은 뭘 할려고 가져왔냐고 하니
학교 놀이할때 필요하대나.~~
학교 놀이 하는데, 후보자 홍보 책자가 무슨 필요가 있는지??
ㅠ.ㅠ;;

식당에 들어가면
식당 홍보용 스티커를 한웅큼 가지고 오고....
마트가면 오케이케시백 할인종이를 가져오고
(할인되는 돈 액수가 적혀 있어 시장놀이 할때 좋다고 한다..)

은행에 가면,
언제 넣어왔는지...
은행 봉투를 잔뜩 가져오고.....
자기방 구석구석 ,가방마다 뭘 그렇게 넣어두었는지
아이가 수거해온 각종 종이들을 또 정리해서
분리수거를 해야하니...

나를 고달프게 만든다....
엄마 하는일이 없을까  걱정하나??
그래서 부지런히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만들어 주나???


종이가방, 비닐팩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느날은 나를 보고 하는 말..
"엄마! 나 아무래도 봉투병 걸렸나봐...
봉투가 왜 이렇게 좋지?"








유난히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
상자하나 그냥 버리는 일이 없다.
꼭 상자를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야 하고,
봉투를 보면봉투를 이용해서 또 뭔가를 해야 한다...
택배가 오면 뛸듯이 기뻐한다..
택배 상자를 이용해서 뭔가를 또 만들수 있다는 설레임에..


어쩌다 하나 만들어야지 보관을 해 둘텐데
하루에 몇개씩 뭔가를 만드는 아이를 감당하기가 벅차다...

그러니 잠시 눈 돌리고 나면,
집이 폭격기 두대가 지나간것처럼 엉망이 되고 만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절에는 일터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고,
(미술학원이다 보니,그곳도 종이천지)
집에와서 또 아이와 전쟁을 치루고,
아이들이 잠들고 난뒤...집을 치울때마다
"내 팔자야~~"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이쁜짓을 할때도 많다. 그중 하나가
편지 쓰기...

종이에다 갖은 모양으로 그림을 그려서
붕투에도 곱게 장식을 해서
내게 편지를 던지고 숨는다...
매번 편지 줄때마다 부끄러운 모양이다....

편지 앞이나, 뒤에 꼭 따라다니는 미사여구? ^^ ㅎㅎ


엄마!^^ 사랑해~~


....



    



사랑한다는 말이 참 흔하기도 하다...
맨날 사랑한다고 하고, 집을 전쟁터로 만들고...
ㅎㅎ


"이제 그만 좀 만들어라.
엄마 그렇지 않아도 작은킨데
너 만든것 따라다니며 치우다가 허리까지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