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딸들에게 성교육 시키다가 마무리에 하는 말은.

다희풀잎 2012. 5. 8. 12:34

 

 

 

 

 

 

 

 

 

내 어린시절에는 딱이 이것이 성교육이라는것이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영화관 출입도 자유롭지 못해
전교생 단체로 보는 문화교실이라 칭하는
전쟁영화들만 볼수 있었다.

 

집의 환경도  마지막 남은 사대부의 가문 여식처럼

새벽 5시에 기상, 할아버지,할머니 영정사진에 문안절 하고,

부모님께 문안절 매일 30분 이상 덕담을 듣다가 나왔고,

남녀칠세부동석을 강조하시는 아버지의 엄한 가르침으로

밖의 출입도 자유롭지 못해,
성지식은 가정시간에 배우는게 전부였다.

 

 

성에 대해서 별로 아는것도 없이 20대를 맞았다..

23살..대학 4학년때
나는 처음 포경수술이 있다는걸 알았다.
장난치다가  남자친구에게 두루마기 휴지를  던졌는데,
그곳에 맞아 친구가 쓰러졌다.
알고 보니 포경수술한지 며칠 되지 않아
통증이 심했던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살이 넘 심한게 아니냐?"고
말했더니,,
친구말이 수술하고 왔다는것이다.
"넘 섭섭하다. 수술을 할려면 병원에 입원했을텐데 왜 내게는 아무말 안했냐!
했더니
어디둥절한 표정으로
"너 정말 모르냐?~   포경수술!"
"그게 뭔데?"
그제서야 그 수술이 뭔지 친구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경악했다.....ㅡ으악....

 

지금은 웃으면서 이런 말을 하지만,
사실 그때는 충격이였다.
오빠가 7명이나 있었는데도 나는 그런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어떻게 감쪽같이 나는 아무것도 몰랐을까?

 

 

 

 

 

세월이 흘러 나는 두 딸의 엄마가 되었다.
요즘은 TV만 돌려도 여기저기 벗은 몸들이 보인다.
키스와 성행위에 아이들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큰 아이가 6살때 유치원 친구가 '고추수술'하고 왔다고 놀리며 웃는 모습을
보았을 땐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추수술이 초딩때는
'아픈만큼  성숙해서 돌아왔다'길래 무슨말인가 했더니,
남자친구의 수술을 그렇게 말을 하는것이다..
내 어릴때는 상상도 못했던 성에 대해 질문들을 초딩 두 딸들이 할때는
넘 당황스러워 어떻게 질문에 답을 해야하나..
말하는 내 얼굴이 홍당무가 될때가 많았다..

 

내가 자랄때는 순결을 잃으면 끝장이라고
무조건 결혼할 사람외에는 남자는 도둑이니 가까이 지내지 마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
실제도 마음에 없어면서도 책임지는 차원에서 결혼하는 사례들도 많았다.

 

그런  세뇌교육덕에  남자가 가까이만 와도 경계태세에 돌입 거리를 두고 지냈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식으로 교육을 시켰다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게 분명..

 

가끔 나이어린 미혼모의 이야기들이 TV에 나올때마다
사실 딸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남 이야기 같지 않다.
내 아이들도 어느순간 잘 못된 판단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에..
유치원 다닐때부터
나는 아이들이 묻는 성에 관한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해주었다..
어떤  식으로 아기가 생기며
왜 여자들이 속옷을 갖춰입는지,
자신의 몸은 소중하니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지를...

 

 

 

큰딸아이에게는 무조건 순결해야 한다는걸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 말은 아무소용이 없다는걸 안다.
다만
티비에서 보는것처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되면 얼마나 삶이 힘들게 전개가 되는지
알려주고, 만약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더라도,
피임도구를 꼭 사용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른인 나보다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야동을 보는 일도 허다하다 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고 그러는지..
종말이 멀지 않았구나..
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는 내  딸에게 해주는 말이다.
기막혀서)
 


티비에서
학생들의 일탈들을 접할때 마다  딸  붙들고
성교육을 시킬려고 하면
엄마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한다는듯 웃는다...
모르는게 없다.
성교육은 다 접어두고 한마디를 건넨다.

 

"어른인줄 착각하고 행동 아무렇게나 하면 너  엄마에게 맞아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