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부부이야기

다희풀잎 2015. 6. 29. 18:28

 

 

 

5월에 딸아이 외국 친구가 우리집에 열흘정도 머물다 갔다.

그런데 나와 남편이 같은 방에서 잠을 자지않는게 이상했는지

딸에게 걱정스럽게 부모님 사이가 안좋은거냐고 물어보더라는것..

딸이 그렇지 않다고 부모님은 과하게 잉꼬라고 설명을 했는데도

믿을수가 없다면서

자신의 부모님은 싸워도 한방에 자는데  부부가 왜 같은방에서 잠들지 않는지 이해할수가 없단다.

 

나는 많이 예민하고 숙면을 취하는것에 어려움이 많다.

남편은 누웠다하면 5분이 자나지않아 잠든다.

 

남편은 딱딱한 바닥타입

나는 침대체질.

 

남편은  늘 규칙적으로 9시쯤 잠들어서 새벽 6시면 일어난다.

나는 운이좋으면 12시 거의 2-3시면 잠이 든다. 그래도 요즘은 매일 잠들수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전에는 이틀에 한번씩 잘 정도로 불면증에 시달렸다.

나에게 잠은 꼭 자야하나? 잠들어야하나? 정도

 

초등학교1학년때  위암으로 엄마가 세상을 떠나셨다.

요즘은 장례식장이 있지만 그때는 장례식을 집에서....

안방이 딸린 작은방에서 나는 염 하는 엄마를 지켜보았다.

정신이 없어서 내가 작은방을 있다는걸 몰랐을 것..

여덟살 여린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광경

지금까지 또렷하게 그날을 기억한다.

나는 그 충격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때문에 잠들지를 못하고 이상행동을 해서

나때문에 굿까지 했는데 그 굿때문에 나는 더 놀라서 작은 소리에도 극도로 예민해졌다.

 

결혼할때까지 불을 항상 켜놓고 간신히 잠이 들었지만 새벽이면 일찍 일어났다.

학교가라고 누가 깨워줄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건 나의 두딸들

지금까지 단한번도 학교가라고 깨워본적이 없었다.

새벽이면 일찍 일어나 돌아다녀서 제발 조금더 자라고

일요일이면 늦잠을 자라고 내가 사정해야할정도..

 

 

남편과 같은 방에서 잠들지 않는것은  서로에대한 배려차원이다.

남편이 숙면을 취해야하는데 잠들지 않고 내가 뒤척이고 왔다갔다하면

깊은 잠을 못잘것이고,

나는 예민해서 시계소리에도 잠들지 못하는데 남편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자니

이래서 같이 잘수가 없다고 딸 친구에게 말을해도

 

"아버지가 불쌍해요. 아버지가 코를 골아도 참고 같이자야해요.

제 아버지도 코를 골지만 엄마는 참고  아버지와 꼭 안고자요."

 

딸 친구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서 화상 통화를 할때마다

"어머니~~~ 아버지와 같이 자요."

 

 


남편은 "두딸들은 한번도 그런말을 한적이 없는데 남자라서 다른가?"

수줍은듯 미소짓고~~~

 

 

 

 

 

 

 

 

나는 전생에 무슨 선행을 해서 이렇게 남편 복이 많은걸까?가끔씩 남편에게 하는 말이다.
금은보화를 많이 안겨줘서 그런말을 하는게 아니라,남편은 결혼 이십여년동안 한결 같다.딸들보다 나를 항상 더 챙긴다. 가끔 큰딸은 섭섭하다고.... 늘 내편이 되어준다.내가 하는것에 칭찬을 아끼지않는다.자상하다.부족한 나에게 배려와 이해로 감싸준다.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과할정도로 표현한다.집안일 대부분을 함께한다.책임감있고 성실하다.가정적이다.그런 남편에게 나는 좋은 부인도 아니고 두딸들에게 좋은 엄마도 아니다.점수로 따지면 간신히 중간을 넘을까?


딸 친구의 말에 몇번은 웃어 넘겼는데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으니

함께 자야하는걸까?

스무살 넘어도 혼자서 잠들지 못하는 큰딸도 안방으로 들어올텐데..

예전처럼 남편이 희생해서 같은방에서 온가족이 모여자야하나?

 

전에는 거실에서 4명이 모여 잠을 잤다.

그런데 세모녀가 넘 돌아다녀서 숙면을 취할수 없는 남편이 안방에서

혼자 잠들게 되었던 것,,,

 

 

 

 

부부싸움을 하더라도,각방은 안좋고,

한 이불을 덮고 자야 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

정말 그런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