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사람은 상대적이라고하지만 그냥 고마운 남편..

다희풀잎 2013. 7. 19. 11:18

 

 

 

대가족의 막내로

유복한 환경탓에 별 어려움이 없이 어린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나는 약간의 이기적인 까칠함과 오만함이 있다.

모양으로 따지면 삼각형이나 별 모양이 아니였을까?

남편을 만나 순해지고 정화가 되었다고 장담한다....^^

 

 

 

 

오빠가 7명있다. 언니도 물론 있고..

12남매중  막내...

오빠,언니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함께 한 세월보다 떨어져 산 세월이 훨씬 많다.

중학교 졸업후 대도시로 나가 고등학교,대학을 다니게되면서

나와는 형제 자매지만 남과 같았고,

애교없고 다정다감하지않고 무뚝뚝한 나는 살가운 동생 노릇도 못했다.

먼저 전화하는일이 없다.

그런데 오빠들은 무슨일만 생기면 사소한 문제에 형베들과의 다툼까지

내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하루에 몇번씩...

남편은 중간에서 모두 덮고 안아준다.

 

남편의 조그만 사업체에 60을 바라보는 친정오빠, 시아주버님이 함께 일을 한다.

다른직원들 여럿과함께...

함께 일하는 친정오빠가 세번째 오빠인데..과거에 건축회사를 운영하다

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일이 잘 풀리지않아 고생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말과 행동이  거칠어졌고 술까지 좋아해서

형제들 틈속에서도 외따로 떨어져있다.

남편은 그런 내  친정오빠를 챙기며 친 동생인 나보다 더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늘 생긴다.

직원들과의 잦은 다툼에 울 오빠가 나오면 일을 안하겠다는 사람들..

심지어 여동생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시아주버님과 심하게 다투기까지 하니..

나는 속이 상할수 밖에..

남편에게 단호하게

"오빠를 그만 나오게 해라.

친정오빠들도 회사를 운영하는데  왜 오빠를 채용 못하는건데.

울 오빠는 왜 이리 철이 없는거야.

언제가야 성질 죽이고 사는건지."

내가 더 큰소리로 화를 낸다.

"혼잔데 불쌍하잖아. 내가 알아서 할께"

내가 할말을 남편이 하고 남편이 할말을 내가 하는 형국이다.

 

 

 

 

내가 오빠와 가까이 지내지마라고해도 나에게 말하지않고,

이것저것 많은 걸 챙겨주고 있는 남편..

2개월전 사촌오빠가 이웃집 일도와주다가 기계에 양팔이 잘리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몸이 열이라도 부족한 남편은 틈틈이 사촌 오빠네 감나무밭에 약도 쳐주고

가을에 감도 따줘야한다고 미리 스케줄 조정을 하고 있다.

 

 

 

 

잠든 남편 얼굴을 바라보다  어깨를 살며시 만져봤다.

천사가 아닌가 싶어...날개 분실한....

 

속에 도대체 뭐가 들었을까?

어느누구도 비위 맞추기 힘들다고 친 가족들도 멀리하는데 남편은 그걸 다 받아주고

인내하고 있으니...

 

 

 

 

남편하고는 어린시절부터 친구로..이제는 부부로 살고 있지만

여태까지 남편 안좋다고 말 하는 사람을 보질 못했다.

넘 착한 남편하고 살다보니 악역은 내 차지가 되고 말았지만....

 

가끔..손해만 보는 남편에게 화가나서..

"계룡산에서 도나 닦지 왜 내려와서 속세에 사는 때묻은 나를 힘들게 하냐!"고

늘 허허 웃기만 하는 남편에게 푸념한다.

 

 

무조건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고,이해해주고,배려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자신감에 차 있는 마눌을 만들어주고

그렇기에 어디가서건 당당한 내가 될수 있도록

해주는 남편....항상 고맙다.

다음생에도 다시만나고 싶지만....남편은 거부할지도...

 

나만 알던 나는 남편에게 많은 걸 배운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고 어떻게 마음을 비워내야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