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우리 모두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다.

다희풀잎 2010. 11. 11. 08:52

    요즘은 만나면 처음에는 웃지만

    술이 들어가고 잠시 시간이 흐르면

    울음을 터뜨리는 친구가 많다.

    그런 나이 인지도 모르겠다.










    늦은 시간까지 친구와 긴통화 후..
    그리 밝은 이야기가 아니여서인지..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사랑하나 믿고 어려운 형편의 남자를 만나 결혼 할때,
    우린 친구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친구역시 어려운 형편에 어렵게 교대를 졸업했기에
    결혼만은 조금 풍족한 형편의 남자를 만나기를 바랬지만,
    사랑으로 모든걸 극복할 수 있다며 밝게 웃는 친구가 대단해 보인것은
    우리 모두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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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친구의 신혼집을 찾았을 때 난 생각보다 어려운 형편을 보고 놀랐다.
    평지에서 한참 위로 올라가는 길도 길이지만,
    두사람이 함께 걸어갈수 없는 좁은 길이며,
    연탄 배달도 어려워 지나가는 아주머니는 머리위 고무통에
    몇장의 연탄을 얹고 지나가는것을 보면서
    친구가 몹시 힘들겠구나 걱정이 되었다..

    반갑게 미소지으며 맞이하는 친구의 얼굴 표정에서..
    그래...
    어려워도 행복하면 된거지...
    친구집에서 돌아오는 내내 행복하기를 빌고 또 빌어주었다...


    시간이 흘러 가면서 사는게 뭐가 서로 그리 바쁜지 잊을만하면 가끔 통화하면서..
    다음에는 내가 먼저 전화해봐야지 하면서 미안해 하며 지낸 세월이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해맑은 친구의 미소는 사라지고,
    간간히 통화하면 긴 한숨 소리가 내 가슴을 타고 들어온다..

    교사 월급이면 별일만 없다면 생활하는것은 별 어려움이 없을텐데..
    시댁,친정 양쪽 형제들이 툭하면 사고를 치고,
    부부 두사람다 맏이인 두사람은 늘 양쪽 형제들 치닥거리에
    늘 종종걸음..
    설상가상으로 친구의 남편은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고 있으니 가정은 늘 불안한 상태..
    서로간의 대화가 끊어진지 오래되었고,
    남편은 늘 술에 취해있다고 한다.
    아무리 아끼고 열심히 일해도
    20년전의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겠다고 하소연을 하는 친구를 바라보고 있다보면,
    내 마음도 안개속을 걷는것처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아무 힘이 되어줄수도 없고,
    그냥 들어주기만 할뿐....

    가끔 친구는 
    "왜 그때 말리지 않았니? 좀 붙잡지. 난 세상을 너무 몰랐어."
    라고   말을 한다..하지만

    우리 모두 사랑하나면 되는줄 알았던 철부지 순박한 여자들이였으니...

    "양쪽집 형제들은 뭐가 되든 신경써지 말고 절대 도와주지도 말고
    이제 너희 가정만 생각해!"
    마음속으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막상 나에게도 그런일이 생기면 어찌 형제들에게 등을 돌리고 모른척 할까 싶어
    말은 할수 없었다...


    친구 결혼 하고 5년쯤인가? 심각하게 헤어지는걸 고민하는 친구에게
    "너는 아이들 키우며 혼자 충분히 살아갈수 있으니..
    너희 시댁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건 어떠냐"고 말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들릴듯 말듯 작게 긴 한숨을 섞어 말을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는 헤어지라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나는 얼마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지만
    내 남편은 내가 떠나면 폐인이 될거야...













    삶에 있어 정답은 없다..
    이론적으론 이러저러하게 해답비슷한 것을 제시할수 있지만,
    그게 현실일때는 참 으로 어렵다..


    그게 너의 운명이니 받아들이고 참고 살아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헤어져서
    남은 삶은 조금은 편안하게 살아라고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