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상대의 약점도 기꺼이 안아주는 것...그게 사랑이 아닐까?

다희풀잎 2010. 12. 15. 23:57

 

 

 

 

 

 

 

 

사랑???

 

요즘 기준으로 보면..
나는 그리 로맨틱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의 남편과도..연애기간도 없이..
남편이"우리 결혼 하자" 하는 말에.."
"그럴까?"
결혼 말 나오고 한달 만에 해버렸다..
어찌보면 무뚝뚝하기가 그지 없었다..



하지만 결혼후...
남편과 내 문제로 인해 갈등을 해보거나, 결혼을 후회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강렬한것 보다는 오래오래 느낌으로 전해지는 믿음.
손한번 스칠 때..
눈 한번 마주칠 때 순간순간 느껴지는 마음..
소유하려 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천천히 남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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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후에도 남편은 내 일을 찾는것에 적극 도와주었다..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독립된 공간에서 사는것처럼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나는 지금도 많은 사랑을 한다..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한가롭게 거닐면서 산책을 즐길때도..
풀꽃들을 본다며 땅만 바라보고 걸을 때도...
주변에 나를 아껴주는 언니들..동생과도...
내가 정신을 온통 다른곳에 두어도...


남편은 내게 어떤 것을 요구하는 일도 없다...
내가 하는 일이라면..모두 믿고, 이해해주고 격려해준다..


남편은 결혼하고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사람이 맞을까? 싶을만큼...의지가 강하고..성실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만..
말이 없고,
농담이라는걸 선천적으로 못하는지..
바른말 아니면 하지도 않는...
내 남편이지만..버릴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흠을 잡으라면...넘 착해서..항상 손해만 본다는것...
하지만 어쩌겠는가...
가끔 내가 농담을 한다..
"산속에 들어가서 도나 닦고 살면 딱 맞을 사람인데,
왜 속세에 살아서..힘들게 사느냐고"


남편을 어린시절부터 친구로 지냈지만...
어느누구에게서도   남편을 좋지 않게 말하는것은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어떻게 마음 먹으면...저렇게 속이 깨끗할수 있는지 살면서도
내내 의문이다...

그러니...착하지 않은 나는 늘 마음고생이다..
착한 남편을 속썩이는 주변 사람들을 욕해야 하고..
미워해야하는건 내 몫이 되어버리니까...

사랑은 웃음과도 같다..
강렬하지만 매우 순간적이다...
원하던 것이 충족이 되어도..오래 지속시키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매운 연기를 함께 맡으며 젖은 장작을 피우는것이라고 한다..
때로 매운 연기를 보내지만..
사실 잘해보려고 피우는 연기가 아닌가...
호호 불어가며 함께 매운 연기를 피우는것..
그것조차 감내하는것..
상대의 약점도 기꺼이 안아주는 것...
그게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