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버리지도 못하고,눈길이나 정성도 기울여주지 않으면서,

다희풀잎 2010. 12. 12. 10:29

 






오래전 창가에 여러개의 화분을 두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메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살아있는 화분에 물도 주고 잎의 먼지도 닦아주었다.
그러나 죽은것처럼 보이는 화분은 그냥 두었다..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눈길이나 정성도 기울여주지 않으면서...


그러던 어느 날 외출을 하다가 문득 창가의 화분을 보았다.
싱싱하던 다른 화분들은 그대로 였지만
죽었을거라고 생각했던 그 선인장이 꽃을 활짝피우고 있었다.
마치 죽지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마치 온몸으로 강하게 말하는것처럼 보였다.

그 앞에서 생명보다 강하고 소중한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물의 겉모양만 보고 판단했던 나의 경솔함이
부끄러워 꽃을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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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외적으로 화려해도
내적으로 죽은것과 같은것이 있고,
반대로 죽은듯이 보이는데도 안에는 생명력이 충만한것이 있다.
그러나 나는 안타깝게도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하여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흔히 사람들은'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사실은 꽃이나 자연사물들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사람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말하는것이
훨씬 나을것이다..


죽은듯이 보였던 선인장은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몇줄기 햇살을 헛되이 쓰지 않고
내면으로 받아들여
꽃을 활짝 피워냈다.

햇살을 받고 자라는 것이 어디 식물 뿐이겠는가...

올한해도 나는 은총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았다.
어떤 사람도 혼자힘만으로는 살수 없는것이다.

아쉬움과 보람된일들이 교차되는 이시기에
삶의 창을 통해들어오는 은총과 사랑을 밑거름으로 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싶다..
올해의 마지막 햇살이 다 사라지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