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죄가 많아 딸을 낳았다'고 내게 말하는 이웃 할머니

다희풀잎 2012. 3. 19. 11:37

 

 

 

집이 텅 빈것 같습니다.

큰아이는 대학기숙사에...

남편은 직장 때문에 떨어져있고,

막내는 이른 새벽에 학교가서 밤이 되어야 돌아오니....

어제 일요일 막내는 뮤지컬 보러가서 일요일 마저 진종일 혼자 있고보니...

아이가 2명 더 있었으면..^^

지금은 늦었지만요....나이가....

 

 

****************

내가 아이들을 낳기전에 시댁에는 벌써 손자 다섯만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낳을 아이의 성별에는

 

스트레스가 없었다.

 

시댁에서는 이왕이면 손녀도 안아보고 싶다고, 딸을 낳기를 바랬고,

 

나역시도  첫 아이는  딸을 낳고 싶었다.


 

두 딸을 키우면서,

 

아들에 대한 열망이라 해야하나? 남자보다 같은 여자들이

 

더 강한것 같았다. 내 느낌에..

 

시어른들도, 남편도 한번도 아들을 낳으라는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이런 말들은 이상하게 별로 친하지 않은 여자들에게 들을때가 많다.

 

한 동네에 사는 할머니부터 우리아이 친구엄마들이거나......

 

"남편이 말을 하지 않아 그렇지 속으로 얼마나  아들을 원하는데요~~"

 

"남자는 아들이 없으면 허전해서 바람을 피워요."

 

"남자는요  아들 없으면 괜히 기가 죽는데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아들 낳으세요~~"



심지어 제일 충격적인 말은

 

앞집에 사는 90세 할머니가  내게 하신 말

 

"죄가 많아 딸을 낳는다."

 

졸지에 나는 죄많은 여자가 되고 말았다.
남아선호사상은 시대와 무관하게 현재 진행형이다.
표면으로 볼 때 과거와 비교하여  많이 달라지긴 하였지만,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뿌리로 자리잡은 것은 제사와 많은 관계가 있었지
않나 싶다.
아들 없는 집에서 양자까지 들인걸 보면...
하지만 이제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 기독교의 신자 숫자가 늘고,
가족 계획의 문구처럼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가 설득력있게 다가와..
하나만 낳은 가정도 많다..
만약 당신은 한명만 낳아 키운다면 아들,딸중, 누구를 낳고 싶은가에
앙케이트 조사를 했더니 생각외로 딸이 더 많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무래도 아들보다는 딸이 더 편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실제 아들보다 딸이 더 다정하게 대해준다..
 
 

 


 
자신이 딸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며느리나 딸에게 '아들 낳기'를 강요하는 여성들과 여권신장을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내와 딸은 집안 일에 충실하길 바라는 남성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남녀가 불평등한 사회 제도가 근절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남녀성비 불균형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2014년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29-33세사이의
남성이 여성보다  38만명 이상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