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봉선화의 꽃말과는~다른 쓰임새^^

다희풀잎 2012. 7. 3. 12:02

 

 

 

 

지금 마당에는 봉선화꽃이 한창입니다..

봉선화 꽃말이

 성급한 판단,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고 합니다.

우린 심하게 ~~~~ㅎ 봉선화를 건드리다못해 꽃잎을 빻아서

손톱에 물을 들이지요..~~~~^^


어린시절 빨갛게 물들여져 있는 친구들의 손톱을 보곤,
참 많이 부러워했습니다.
혼자서 해볼수 있었을텐데,
왜 못했는지.....
엄마의 건강이 좋지 못해 늘 누워계셨고,
그 모습 마저도 초등학교 1학년때 돌아가셔서
뵐수가 없었죠..

언니들은 학업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 떨어져 살았고..

그러니 집에 돌아와서는 거의 방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스무살이 넘어설때까지 봉선화물을 들여본적이 없었습니다.







대학 시절 단짝 친구네 집엘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친구의 어머니사랑이 전해집니다.

방학에나,주말이면 친구집을 우리집 가듯 놀러갔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가족들은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사랑으로 뭉친 단란한 가족들..

나를 어머니,아버지,언니,오빠들....친동생처럼 아껴주었었답니다.

친구엄마는 자신의 딸보다 나를 데리고 다니는걸 넘 즐기셨어요.

요리솜씨가 좋으신데 가족들은 모두 소식...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엄마눈에,

뭐든 맛나게 먹어내는 내가 좋았나봐요..


어린시절부터 손톱 물어 뜯는 버릇이 있어,
어려운 자리에선 늘 손을 감추는 버릇이 있었는데
(손톱이 언제나 흉칙했으니까요..)
친구 엄마가 제 손을 유심히 보셨나봅니다.

이른 새벽
누군가가 제 귀에 대고 소근거렸습니다.
"일어나보렴"
친구 엄마가 제손을 잡고는
아직 풀들도 잠이 깨지 않은 안개 자욱한 마당 들마루에
저를 앉히고는,
봉선화꽃잎들을 손톱에 얹어주셨어요.
저는 혹여 어디 부딪혀서 손톱의 봉선화 꽃잎이 떨어질까봐
조심조심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 다음날...
봉선화 꽃잎에 물들어 있는 제 고운 손톱을 보았어요..
친구 엄마의 정성이 그 속에 담겨있어,
더 예쁜 모습 이였죠.
그 다음 날 부터 오랫동안  따라다닌~~~ 고칠수 없었던
손톱 뜯는 버릇을 잠시동안 고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딸 낳고 딸이 손톱 뜯는걸 보고 충격받아서

당장에 고쳤어요..

뭐 좋은거라고 되물림을 하나 싶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젠 학교앞 문구점엘 가면 500원만 주면
곱게 봉선화꽃잎을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팔고 있으니까요..
봉선화 꽃잎은 빻아서 하루정도 지나야만
진하게 물들일수 있는데,
봉선화분말은 30분 정도를 두번 정도 손톱에 얹어두면
아주 곱게 손톱에 물이 든답니다.

제 손톱에도,
울집 토끼 두마리의 손톱에도, 빨갛게 물이 들어있습니다.
어린시절 여름에 봉선화로 곱게 손톱을 물들여 놓고,
겨울을 기다리는 친구들을 보았지요.
첫눈 내릴때까지 봉선화로 물들인 손톱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면서요~~~^^

이제 ^^ 사계절 내내 봉선화꽃물을  손톱에 물들일수 있으니
첫사랑은 꼭 이루어질까요?..^^~~~~

 

손톱의 봉숭아꽃물이 다 없어지기 전에
첫사랑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순수한 마음이  넘 곱다는 생각이 들어요.봉선화 꽃물처럼...

 

-다희  풀잎-

 

 

 

 

첫사랑이란 말이 스칠 때마다 지루한 시간은 맥박치며 빛났다.
그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아있었지만
오래간만에 맛보는 기다림의 시간은 황홀했다.
무엇을 입고 나갈까.
첫사랑이 긴 치마를 허리띠로 동여매고 시장바구니를 들고 나타난다면
그 남자가 얼마나 실망할까.
나 또한 그 남자가 첫사랑 이거늘.
그건 첫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나는 이것저것 좋은 나들이옷을 꺼내입고 거울앞에서 나를 비춰보았다.
어떤 옷은 점잖아보이고, 어떤 옷은 촌스러워 보이고,
간혹 요염해 보이는 옷도 있었다.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남자가 나에게 해준 최초의 찬사는 구슬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구슬 같은 처녀이고 싶었다.

 

박완서 / 그 남자네 집


 

 

 

"첫사랑을 아직도 사랑하세요?"
"네.. 사랑합니다.."
"지금 첫사랑을 사랑한다는 건 그립다는 건가요?
"그사람이 그리운게 아니고  그 때의 우리가 그리운 거지요..."

 

 

첫사랑 이 아름다운건 이루어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처음하는 사랑이기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기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