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명절에 전 몇장 굽고 생색내는 여자들 참 한심해요. 그게 뭐가 힘들다고"

다희풀잎 2020. 12. 1. 11:32

 

고등학교 졸업한 그 해에 아이 엄마가 되어버린 동창의 전화를 받았다.

딸이 선을 봤는데 남자는 마음에 드는 눈친데,남자쪽에서 맞벌이를 꼭해야하고,

아이는 친정엄마가 봐 줄수 있느냐고

묻더라는것이다..그말을 듣고는 마음을 접었다는 딸의 이야기에

알수없는 서글픈 생각이 들더라며,

"너도 딸 둘인데 만약 이런일이 생기면 어떻할거냐"

나에게 물어왔다.

나는 거절이다.

만약 내 딸이 아프거나 그런이유라면 모르지만, 맞벌이 이유로는 돌봐주고 싶지 않다.

냉정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나는 자식에게 올인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친구중에 내 친구가 장남 그 아래 남동생 둘 이렇게 삼형제를

친구 어머니는 남의집 가정부를 하며 셋을 키웠다.

아들들이 심성이 착해 어머니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자랐고,

나름 좋은 직장다니며 잘 산다.큰 아들 부인은 모 대학 교수, 둘째며느리는 음악학원 원장..

아들이 결혼하면서 남의집에서 벗어나 아들 집에서 큰 아들 내외 뒷바라지에

큰 아들 손주 세명, 작은 아들 손주 2명 도합 5명을 키우며,

지금도 집안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집에만 계신다.

 

아무리 자식들 잘 사는 재미에 산다고 말을 할지 몰라도,

그리고 생각의 차이도 있겠지만,

나는 친구어머니가 넘 가엾다.

젊은 나이에 혼자 되어 모진 수모 겪어가며 자식들 키우고,

늙어서는 손주에 집안일까지 다 해내는 ..

그만한 형편이면 일하는 도우미 아주머니손을 빌려도 될텐데..

일흔이 넘도록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일만 하시는 친구어머님을 뵐때면,

공연히 마치 내가 딸인 것처럼 심술이 나서 친구에게 말을 곱게 하지 않는다.

몇개월이라도 좀 쉬게 할수는 없는거냐고....

줄줄이 손주들이 태어나는데 누구네 자식은 봐주고,

누구네 자식은 안봐줄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힘에 부쳐도 어찌해볼 도리없이 봐주고 계신다..

내가 늙어서 아이들 뒤를 봐 줄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사람의 앞일을 어찌 알수 있을까마는..

나는 아마도 거절 할것 같다.니들 키우느라 힘들었으니 엄마도 이제 쉬고 싶다고 말을 하면서...

그리고 정말 솔직한 심정은 내 딸들이

사람보다 맞벌이를 우선,아이를 친정엄마가 봐주길 바라는 남자와는

절대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신들의 좀더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위해서

부모님의 희생을 강요하는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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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블로그에 올린건 10년전 쯤..

과거 글을 읽다가 지금 내 심정은 어떤가 하고 찾아 다시 올려본다.

막상 내 딸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 들었다.

나는 딸이 죽고 못살 정도로 사랑해서 결혼하겠다고 하면 모를까

때가 되었다고 결혼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때가되면 가야지요. 보내야합니다." 라고 주변에서는 말을 하지만,

때가 되어갈지 안갈지는 딸이 결정할 문제다.

 

위에글은 맞벌이,친정엄마육아 때문에 결혼을 접었다고 하는데,

딸은 상대쪽에서  제사 14번 지내는데 7번은 꼭 참석해야한다는 말에 마음을 바꾸었다.

제사 후 모여 밥먹는 사진을 보고는 나도 딸도 충격을 받았다, 큰 상을 몇개씩 붙여 둘러 앉아 있고,

할아버지 생신때도 그렇게 모여 식사를 했다고 한다.

누구는 화목해서 좋아보인다고 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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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손자만 있다가 내가 딸 둘을 낳았다.

며느리가 하나뿐인 집에서 내 딸들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부터 엄마 힘들까봐

명절이나 집 행사있을때면  내 일을  도우며보냈다. 손자들은 앉아,누워 티비보며 먹기만 할때..

시누이들이 행사있을때마다 자식들 거느리고 와서 며칠씩 있다가면, 시어머니는 식사 사이사이 간식까지 챙겨서

먹이고, 시누이들 가족들이 본인의 집으로 떠나야  난  내 집으로 올수 있었다.

먹고 치우다가 늘 파김치되어 집으로 왔었는데.

 

그런일들이 큰딸에게 상처였는지 몰랐다. 사촌오빠가 결혼후 부인을 데리고 할머니집에 왔는데

과일먹고 치운다며 자기부인이 주방에 들어가니 얼은 들어와서 설겆이를 하는게 아닌가.

여동생들이 죽어라 일할때는 쳐다도 안보더니..

 

 

"명절에 전 몇장 굽고 생색내는 여자들 참 한심해요. 그게 뭐가 힘들다고"

시누이남편이 한말이다.

아들만 둘 키워서 저런말을 하는건가? 싶었다.

이런사고들을 깨지못하면   결혼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날것이다.

 

나는 2년전 부터 시댁 제사에 가지않는다.

 

돌아가신 친정부모님 제사에 참석해본적 없는 제가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시댁제사 혼자서 30년 지냈으면

할도리는 한것 같습니다.명절 며칠전 시부모님과 밖에서 만나 식사하고,

명절에는 시댁에 가지 않는다.가서 시누이들 뒷 시중 들다가 오고싶지않다.

 

 

제사를 지내지않는다면 가겠다고 했다. 솔직히 제사를 조상들때문에 지내는건가싶다.

 

집에 오는 사위들 손자들 먹일려고 하는거 아닌가? 제사를 지내지말자고 했더니

딸가족들 오면 먹을게 없어서 안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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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제사에 안갑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 "너는 안오더라도 딸들은 보내라."

 

어머니 모르시겠지요. 두딸들 때문에 안갑니다. 명절에는 누구라도 쉬고싶은데,

쉬지못하게 하는 두 딸들은 가고싶을까요.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 하는   사회 이문제들 뿐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