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아무것도 할줄 몰라서 편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다희풀잎 2020. 11. 17. 10:06

 

난 많은 형제 자매들 중..막내로 태어났다..

늦은 나이에 나를 낳으신 부모님의 각별한 사랑이 있었고,
엄마같은 언니들의 애정도 남 달랐다..

세자매중
큰언니는 홀 시어머니 외 아들과 결혼 했다.

소설속에서나 나옴직한
시어머니와의 갈등속에 결국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늘 떠나기전 언니의 노래는..
절대 여동생들은 외아들과, 장남과는 사귀지도, 가까이 하지도 마라는.....것
작은 언니와 나를 만날때 마다 말을 했다..

작은 언니는 작은 시골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그곳에서 노총각인 차남의 형부를 만나,
늦은 결혼을 했다..

큰언니는 결혼하지 않으려고 수녀원에 있다가,
아버지의 눈물어린 호소에 수녀복을 벗고 강제 결혼했다.
수녀원에서 나온 며칠뒤 선보고 다음 날 약혼하고
결혼...
형부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언니는 손이 귀한 집에서 신혼을 홀 시어머니와 둘이
생활했다..
아들 낳아줄려고 5명 딸을 낳고 마지막 6번째 아들을 낳았지만,
막내 조카가 초등1학년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작은 언니 역시 독신을 고집하다, 뒤 늦게 인연을 만든게 형부였다.
차남을 만났으니 큰언니의 바램이 이루어졌는데..
형부의 형님이 독신으로 지금껏 사시는 바람에..
말 많고 탈 많은 4명 시누이 학교 공부 시키고,
결혼까지 시키면서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형부 모친도 홀 어머니 셨는데,
홀로 자식 키우신 분들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지...
아니면 아들을 빼앗아갔다고 여기시는지,,,
며느리가 아니라 무슨 라이벌로 생각하시는지...
여든이 되도록 아들을 품에 넣고 살려고 하니..
갈등이 생길수 밖에...

나는 두 언니들이 홀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마음 고생한것을
지켜봤기에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큰 언니가 집 근처 사는 형부와 결혼 늘 친정 동생들 걱정 하는것을

보면서 자랐기에,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남자를 만나 언니 눈에서 멀어져,

내 걱정 만은 하지 않기를 바랬으나,

몇번의 만남대상자는 늘 같은 고향 사람의 범위를 벗어나질 못했다.

 

뒤늦게 양친 부모 계시고, 장남도 아닌
어릴 때 부터 친구인 막내를 만나 결혼했다.

어린시절 부터 막내인 내가 듣는 소리가
부잣집 맏며느리감!
그 이유는 일을 빨리 처리하고, 큰일을 겁내지 않고 해 내는것을
본 어르신들의 느낌이 아니였을까?

별난 나는 대학 시절 자취하면서 혼자 김장을 했었고,
(내 입에 맛는 김치를 먹고 싶은 생각에..)
과수원하는 동창 친구집에서 떨어진 사과 얻어와서 잼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돌렸고..
취미가 바느질에 뭘 만들어 먹는걸 좋아했으니..
어른들 눈엔 그렇게 보였을것이다..




 


일복이 많은것은 타고 나는지..
큰언니의 아이들..조카 다섯을 내가 키워냈고,
작은 언니 두아들 낳을때 산후조리도 미스인 내가 해주었다..
오빠들 이사갈때 집 짐 싸는것도 짐 정리도 내 몫이였던 이유가..
뭐든 빨리 뚝딱 해 내는 내 일처리때문...

결혼을 하고 보니..
손윗 동서는 살림에 취미가 없어..
집 정리도, 음식도 못하니 어쩌다 가족들이 모여도..
부엌차지는 언제나..내차지...

시아주버님은 동서와 이혼을 했다...

졸지에 하나있는 며느리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피하고 싶었던 하나있는 며느리...

나도 두 언니들 처럼 같은 입장의 며느리가 되고 말았다..

 

 

 







뭘 잘하면 편안한 몸으로 절대 살수 없다..
왜냐하면 가만 있지를 못하니까...

몸을,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게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삶도 내 손의 움직임 따라 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늘 심신이 피곤하다...
만약..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였다면
내 인생은 또 어땠을까?




늘 뭔가를 손으로 해야만 하는 나..


내 아이들은 아무것도 할줄 몰라서
꼭 해야만 하는 일들만 하며
편안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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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집을 떠나 부부만 산지도 6년이 되어간다.

아이들이 없으니 많이 허전했다.

올한해는 코로나때문에 작은딸은 집에서,큰딸은 재택근무 함께 있다가 50일전쯤?

떠났다. 실습이 많아 한동안은 집에 못 올것 같아 우리부부가 딸들집에 가서 얼굴을 봐야한다.

 

오래전 처음 아이들이 집을 떠나 독립했을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져있다.

이번에는  속이 시원했다. 남편하고도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맛있는 간식들을 챙겨 좋아하는 탐정 영화를 거의 매일 두편씩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