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야기다..신혼..
남편과 시댁에 가는 길이였다....
열차안에서 마이마이(그 당시 유행하던 카셋테이프 이름)로
함께- 해바라기 노래-를 듣다
둘다 잠이 들고 말았다...
이상한 예감에 눈을 떠보니
내려야할 기차역은 벌써 지났고 그 다음역도 지나쳐 가는게 아닌가..
얼른 남편을 깨웠다.
"앗! 큰일났다..지나갔어..."
남편은
"뭐?"
하면서 깜작 놀라는 사이..
내가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렸다..
목에 핸드백 걸고 양손에 쇼핑백 들고...
맨 정신이면 못했을텐데..
잠이 덜 깼나보다...
빨리 내려야 한다는 그 마음 하나로 ^^
뛰어내리고 보니..남편이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멀어져가는 기차 차창밖으로 남편이 목을 내밀고
절규하듯^^ 애타게..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다희야~~~"
멀리서 역무원 아저씨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이 아가씨가 누구 목 떨어지는거 볼려고 그러나
왜 겁도 없이 뛰어 내렸어욧!"
실컷 혼내고 나더니
아저씨가 표를 달란다..
앗! 표는 남편이 가지고 갔는데...ㅠ.ㅠ;;
아저씨께 설명을 하고 남편은 아마 다음 역에 내릴것이니,
다음역에
확인을 해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사실 그때까지도 비몽사몽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그만 간이역을 빠져 나오니 시댁으로 갈 방법은 다음 열차를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는 방법...
한참을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시댁에 도착하니
남편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여보게...마눌~~"
정색을 하며 남편이 불렀다.
"니는 무슨일 생기면 남편이고 뭐고 혼자만 살거라고
도망갈 사람이야....
겁도 없이 어떻게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 내리냐..."
@.@
시어른들은 혹시 내가 다친곳이 없는지 묻는데
남편은 내 몸 걱정은 고사하고
나를 먼저 도망갈 여자로 밀어 붙이다니...
"쳇~~ 남자가 치사하게 ..나는 같이 뛰어내릴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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