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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꽁지하나도 마냥 좋았던 .'김밥의추억'

다희풀잎 2011. 6. 7. 10:38

     

     

     

    우리 어린시절에 김밥은 먹고 싶다고 먹을수 있는 음식이 아니였다..
    일년에 몇번
    봄,가을 소풍과 운동회날,,
    더러 운이 좋으면 언니나 오빠 소풍가는 날  김밥을 맛볼수 있었다..
    김밥 싸고 있는 엄마 옆에 붙어서서 썰고 남은 꽁지를 먹는 기분이란....

    넘 행복했다..^^;;

     


    그때는 소풍가는 날이라도 김밥을 싸오지 못한 친구들도 더러 있었는데,
    김밥 대신 밥에 두부조림을 항상 싸오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그 두부조림이 얼마나 맛났는지..
    내 김밥과 바꿔먹었다..
    그때부터 두부조림을 좋아하게 되었다..

     

     

    25-6년전
    언니가 산골 초등학교에 근무 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소란스러운 곳을 싫어하는 탓에 소풍가는걸 싫어했다..

    김밥을 먹는것은 좋지만
    소풍지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고 노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수학여행을 빠질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풍을 가지 않을수 있을까 궁리를 했고,
    소풍을 가더라도 마음 맞는 친구 하나와 구석진곳에 앉아 이야기 하다가
    돌아오곤 했는데...

     

    중3땐가?
    봄 소풍날
    집에서는 소풍간다고 나와서,
    학교 가서는 몸이 아파서 못 가겠다고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고,
    나 혼자 언니가 근무하는 산골 마을로 소풍을 갔었다..
    그런데 언니학교에 도착해서 보니,그날은
    언니네 학교도 소풍을 가는 날...
    나는 언니네 학교 소풍지에 갈수 밖에 없었다..

    산골 마을..
    봄 소풍때는 농번기라 마을 사람들 모두 바쁜 철...
    더구나 학생도 몇명 되지 않는 시골학교에 김밥 싸오는 아이는
    몇명 되지도 않았다..


    김밥을 싸가지고 왔어도, 김밥 안에는 하나같이 김치만 들어있었다..
    그중 한 아이가 썰지도 않은 김치 들어 있는 김밥을 쑥 내밀며,
    나보고 먹어라고 주는게 아닌가..
    한 입 깨물어 당기니 김치가 쭉 딸려 나왔다..*^^*
    소풍간다고 싸간 내 김밥은 그 아이들에게 별식이 되었고....
    가끔 옛날 생각이 나서 나도 김치만 넣어 김밥을 싸먹는다..
    그때와 다른건 김치를 볶아서 넣는다는것...


     

     

     

     

    요즘 김밥처럼 흔한게 어디있을까?
    한줄에 1000원짜리가 나오면서
    이제 아이들은 소풍갈때 김밥을 싸지 말고 다른걸로 싸달라고
    요구를 한다...

    그래서 김밥대신 주먹밥을 만들어 보낸다.

    우리집 아이들은

    오히려 김밥보다 싸가지고간 주먹밥이 인기가 더 좋다고 하면서...

     

     

     

     

     

    이제 집에서는 어린시절 먹던 김밥은 잘 싸먹지 않고,
    충무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오징어와 무우를 양념에 버무려 내 놓고,
    간하지 않은 밥에 김을 싸서 먹는 충무김밥...육수와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매콤해서 질리지도 않고 많이 먹을수 있는것 같다..

     

    이런 저런 김밥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그래도 제일 맛난것은

    어린시절 엄마곁에 붙어 앉아 썰고 남은 김밥꽁지의 맛이

    제일 맛있는 김밥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