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이제 떠난 사람은 그만 잊어라...이별 1

다희풀잎 2010. 11. 24. 09:15

 

 

 

 

           이제 떠난 사람은 그만 잊어라...



엄마의 죽음 이후 우리집은 굿을 했다.

내 건강이 굿에까지 메달릴만큼 죽음을 앞두고 있었나보다..
이유없이 쓰러지고..
더 이상 희망을 걸 것들이 남아 있지 않았는지..
마지막 수단이였다고 했다..


엄마는 독실한 카톨릭신자였다..
우리 형제 자매들 모두 엄마의 영향으로 성당엘 열심히 다녔다..
그런데도 굿까지 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나를 살려 내고자 했던 아버지의 의지였다..

굿을 했던 무당의 요지는 이랬다..
돌아가신 엄마가 내가 넘 불쌍해서 내 곁을 떠나지 못하고
나를 어루만지고 있다고..
불쌍해서 자꾸 어루만지고 있는 그 손이 가시손이라고..
죽은 사람이 어루만지면 산사람은 고통을 당한다는..

이제 있어야할 곳이 여기가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니
나에게서 그만 떠나라는것...
하지만 내 기억으론 그 무당때문에 내가 더 놀란것 같다..

울긋 불긋한 옷차림과 징소리
알수 없는 총채비슷한것 창호지로 만든 번개모양같은 종이가
달려 있었는데 그것으로 나를 때렸다..
아직도 내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굿 장면..

뒤늦게 철이 들었을 때..
내가 자주 쓰러진건 엄마가 나를 어루만져서 그랬던게 아니라,
내가 봐서는 안될 장면을 목격해서 놀랐던것에 나는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엄마가 임종하실때 성당 교우들이 엄마 주변을 둘러싸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피아노레슨을 받다가 일하는 언니손에 이끌여 엄마가 누워계신 방에 들어갔을 때도
난 엄마가 돌아가실줄 몰랐다..

"빨리 가서 엄마 손을 잡아드려라."는  말에
난 엄마 손을 잡아 드렸다..
엄마가 눈 을 뜨고 나를 바라보셨다..
옆에 계시는 분이 엄마 눈을 손으로 감겨주었다.
그런데도 난 얼마나 철부지 였는지 엄마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엄마손을 놓고 옆방으로 갔다..
이어 흐느끼는 소리와 통곡소리..
눈을 뜨고 계셔서 나는 엄마가 평상시와 같이 아파서 누워 계신줄만 알았다.

차마 나를 두고 떠나는 애통한 마음에 눈도 감지 못하고 돌아가신줄 모르고..

그후 얼마간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약초 냄새가 나는 세수대야에 손을 씻은 기억만 날 뿐이다..

옆방에서 그림책을 보고 있는데 엄마가 계신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것 같아 조금 열려진 문으로 방을 들여다 보았다..


엄마는 하얀 한복을 이고 누워있었고,
낯선 남자가 엄마의 팔과 다리를 묶고 있었다.

긴 세월이 흐른 다음에 그것이'염'이라는걸 알았다.

그 다음 기억은 눈을 떠보니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시며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는것이다..

내가 쓰러진걸 나중에야 발견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는것이다.

그후 나는 이유없이 길에서 쓰러지기를 반복
헛소리도 자주 했다한다.
그때 나는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난 영혼이 있다는걸 믿는다.

 

 


첫아이를 3일만에 잃은지 며칠만에  이어 엄마 마저  떠나보낸 큰 언니의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수 있을까..
언니는 매일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한다.
어느 날 엄마 사진을 들여다 보며 울고 있는데
엄마 얼굴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감짝 놀라며 사진을 뒤집었다 한다..
엄마의 모습이 아닌 넘 무서운 표정과 머리는 풀어헤치고..
공포스러운 엄마모습에 너무나 놀라
엄마 사진을 무서워 다시는 볼수가 없었단다..


누군가 그러더라는것이다..
매일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딸을 위해서
엄마가 정을 떼기 위해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그러니 먼저 가신 엄마 마음 그만 아프게 하고 잊으라고...
그만 보내드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