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umsy love

영혼을 믿는 나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것을 믿기에.....이별 3

다희풀잎 2010. 11. 24. 09:32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한 후회만 남았다..

단지 엄마를 마음 아프게 했다는 이유로,
그냥 아버지를  무작정 미워했었다.

세상에는 이해해줄려고 마음 먹으면 이해 못 할게 하나도 없는데
더구나 나를 키워주신 아버지가 아니였나..


돌아가시고 나니 미워했던것 만큼 아버지가 그리웠다.
매일 같이 틈 만나면 울었다.

그런 어느 날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관속에 아버지가 누워 계시는데..
소름끼치게 무서운 모습이였다.
비명을 지르며 꿈에서 깨어난 후..

아버지가 꿈에 나타날까 무서워 아버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언니가 말한 예전 이야기가 생각이 난것이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매일 울면서 사진을 보았더니
사진 속에 있는 엄마의 모습이 무서워 다시는 엄마 사진을 보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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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란 이런 분들이다..
돌아가셔서도 자식들이 혹여 마음 아파하는걸 볼수 없어
그런 모습으로 라도 나타나서 단번에 정을 떼놓고 가시는...

부모님 마음도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서 정을 떼고 싶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었을 마음을 생각하면
더 가슴 아프다..



그리고 몇년 후 큰 언니의 죽음..


언니가  암 진단 받고,수술할때 난 큰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남자친구를 암으로 떠나보낸 기억 때문에,
언니를 살려볼려고 안한것 없었다.
입덧으로 피까지 올리며  물 한모금 넘길수 없는 상태에서
난 좋다는것은 모두 구해서 언니에게 먹였다..


자신의 집 보다 내 곁에 있기를 더 좋아한 언니...

항암 치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지 며칠만에
전화가 왔다.
" 풀잎아 너 한테 가고 싶다."
"빨리 와 언니~"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그날 밤 언니는 저 세상으로 떠났다.


언니가 왜 나와 있는 걸 더 편해 했냐면  시어머니 때문 이였다..
시어머니가 있는 집에서 누워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는것이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어 틈만 나면 성당에가서 기도하고
봉사활동으로 언니의 마음을 달래며  살았는데,
마음의 병이 육체를 갉아먹은 것이다..


자신이 떠나갈것 이라는걸 알았는지..
일어나서 씻고 주방 양념통에 일일이 양념 이름을 붙여두고,
자신이 떠날 준비를 해 두었다.

어린 아이들을 남겨 두고 떠나야 했으니..
어찌 발걸음이 떨어졌을까..


그때 언니의 막내가  내가 엄마를 떠나 보낸 나이와 같은 초등 1학년이였다..

엄마가 마흔 여덟에 세상을 떠났는데,
언니도 같은 나이 마흔 여덟이였다..

언니 역시 두고 떠나는 자식들때문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운명이라면...

첫아이를 낳고 난후 내가 힘들까봐 ,날 생각해서 언니가 집으로 간것인데,
돌아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언니가 세상을 떠났을때,
형부가 원망스럽고,
정성으로 언니를 돌보지 못한것 같아 자책감에 산후조리도 하지 않고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엄마와 아버지의 경험으로 언니의 사진을 들여다 보지는 못했다..
언니 마저 정 뗄려고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면 어쩌나 싶어서...


그후
신기한 일이 많이 있었다..
큰 아이는 이모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이모가 떠났으니..
그런데 초등학교때 꿈을 꿨는데 어느 여자분이 자신이 넘 이뻐다며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라는것이다..
얼굴이 넘  고와서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우연히 앨범속에서 이모의 사진을 가르키며 깜짝 놀라는것이 아닌가..
꿈속에서 자신보고 이쁘다고 말한 그 아줌마라며...


이렇게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일들이 실제로 존재 한다..

아이가 4살때 큰 고모집에 놀러갔다가 벽에 세워둔 유리가 큰아이를 덮쳤다.
유리는 산산 조각나고 아기머리카락 속에 유리조각들이..
다행스러운건 고모부가 가구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나무먼지 빨아들이는 기계가 있었다..

어른들이 아이를 잡고 진공 청소기같은 걸로 아이 머리속에 들어있는
유리조각들을 뽑아낼수있었다..
그런데 상처하나도 없는게 아닌가...

난 돌아가신 부모님과 언니가 우리 아이를 돌봐줘서 무사할 수 있었다고
고맙다고 기도를 했다..
그후 자라면서 몇번의 사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신기하게 별탈 없이  넘어갔다...


작은 언니마저 마흔 여덟에 위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여서 지금은 괜찮다...
모두..먼저 떠난 부모님과 언니가 돌봐주신 결과라고 나는 믿는다..

내가 고민이 많거나 힘들 때 언니가 꿈에 나타난다.
"걱정 하지마." 하며 내 손을 잡아주고 따스하게 웃어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고민했던일이 해결이 되는것이다.

나를 큰 딸처럼 여기며 돌봐준 언니...
지금까지도 ,저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다...


이제는 부모님과 언니와 친구가 곁에 없다고 슬퍼하지만은 않는다.
가끔 그리워 눈물 지을 때도 있지만,
예전의 가슴 저린 그리움만 있는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한번은 이별을 해야 하고,
영혼을 믿는  나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것을  믿기에.....


살아가는 동안
더 이상 먼저 떠난 사랑한 이들이
나로 인해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
밝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