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mory story 58

쑥 연기가 피어오르는 마당에서 ..

어린시절 엄마의 병환으로 인해 외가에서 자주 가서 지낸적이 있었다. 외갓집은 경상도 어느 오지인데, 버스에서 내려 몇시간 산길을 올라가야 했다.. (너무 깊은곳에 있어, 6.25전쟁때도 피해가 없었다고 할만치 평화로운 아주 작은 마을 이다.) 외갓집에 가면 나는 어느틈에 그 마을의 귀하신 손님이 된다. 마을어른들께선 도시에서 왔다고 뭐그리 궁금한게 많으신지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마을 아이들은 나에 대한 호기심으로 내 주위에서 떠나질 못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이란것을 외가에서 처음 접했고, 과자 사준다고 데려간곳은 가게가 아니라, 어느 집 안방에 놓여진 찬장 그것이 일종의 가게....^^ 쑥 연기가 피어오르는 마당에서 콩가루 덤뿍 집어넣어 손으로 밀은 칼국수를 멍석위에 앉아 먹는 기분이란.....

✎. Memory story 2010.11.21

전업 농부의 아내로 살았었던 4년의 추억담.

2004. 5. 12 남편이 농사를 짓는다며, 갑자기 시골로 내려간다는 말을 작년 3월에 했다. 하고 있는 사업이 자리를 잡아서 잘되는 편에 속했고, 그 안락함에 젖어 살때이니, 처음 그말을 남편에게 들었을땐 내 귀를 의심 했다. 남편 성격이 내성적이고, 나무나 ,꽃키우고, 묵묵하게 일하는걸 좋아하는줄 알았지만, 아이들은 자꾸만 성장해 가는데,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남편이 원하는 일이기에, 그렇게 하라며 동조 했다. 그후 내가 보기에도 남편의 표정은 달라 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몇주에 한번씩 남편 농장엘 가면 아이들도 땅을 밟으며 뛰어다니고, 5000평 정도의 들에 심어진 각종 야채며 나무들을 보며 나도 마음이 여유로워 짐을 느꼈다. 농사를 짓는 것은 경제..

✎. Memory story 2010.11.20

돌아가신 아버지와 로또복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럴수가..이런일이.. 하는 신기한 일을 경험할때가 있다. 아버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내 아버지처럼 엄격하고 완고한 분을 만난적이 없다.. 어릴때 부터 아침 기상 시간은 5시30분.,,, 절대 늦잠은 있을수가 없다.. 조카들과 우리 형제 자매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두분다 돌아가셨다.) 사진을 앞에 두고 차례로 큰 절 문안 인사를 하고, 안방에가서 부모님께 문안절을 또 하고 아버지의 덕담?을 무릎을 꿇고 앉아 30분~1시간 말씀을 듣고 나면 항상 발이저려 기어 나와야 했다.. 항상 어찌 살아가야 하는지 바른 길로 가기 원하시는 아버지 말씀.. 다리 아프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묵묵하게 듣다 나와야 했다.. 지금은 안다..왜 아버지가 그렇게 밖에 할수 없었는지.. 나 자신이 엄마가 ..

✎. Memory story 2010.11.17

아기 낳았다고 남편이 제일 먼저 가져온 선물은~*^^*

나는 계란 을 무척 좋아한다. 구운 계란,계란 후라이,계란찜, 삶은 계란.계란 빵,계란국,오믈렛.. . . . 계란을 좋아해서 어릴때부터 입이 심심하다 싶으면, 계란을 자주 삶아 먹었다...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 기차역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대합실 문 앞에서 큰 언니가 웃으며 손짓하는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보니 큰언니가 손에 비닐 봉지가...*^^* 내가 계란을 좋아한다고 계란 한 판을 삶아서 들고 온것... 도착지인 강릉역에 내리기전에..한판의 계란을 소화시킴.....*^^* 신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조금이라도 신맛이 있으면 먹지를 못한다. 오렌지,귤,앵두,자두,포도,딸기....ㅠ.ㅠ;; 딸기를 먹을 때는 딸기보다 설탕을 더 많이 찍어서 먹어야 할 정..

✎. Memory story 2010.11.13

며느리가 시집와서 키가 더 컸다고??

난 키가 쪼그맣다.. 그런데 살아오면서 내 키가 불만스러웠던적은 한번도 없었다. 중학교 2학년... 그때 성장이 멈추었다. 하지만, 작은 키로 인해 불이익을 당해본적도 없었고, 오히려 나에겐 단점보다 장점으로 작용하며 어른이 된듯하다.. 대학을 다니면서 흔히들 신고 다니는 하이힐을 신어본적도 없이 4년 내내 굽이 낮은 단화를 고수했다. 학교 단대 학과장님은 나를 보고 언니따라 학교 놀러온 중학생이라느니.. 소년소녀 합창단원 같다며 놀리셨다. 주위 친구들은 같은 친구이지만 약한 나를 언제나 보호해 줄려고 했다. 그런 나를 볼때마다 내 아버진 "저렇게 키도 작고 못생긴거 어찌 팔아 먹을꼬~" 하셨지만 제 눈에 안경이라고 쫒아다니는 남학생만 많았다.. 결혼후 유부녀가 되었는데도(스물 아홉에 결혼했음에도) 학원..

✎. Memory story 2010.11.01

잠드는 것이 무서웠다..

초등학교 1학년때 엄마가 세상을 떠나시고 난 후, 난 잠드는 것이 무서웠다.. 마치 잠 들면 나도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까봐 두려웠던게 아니였을까 싶다.... 그때부터 캄캄한 밤에 잠드는게 어려웠다. 늘 아침이 올때까지 형광등불을 켜 놓고 있었다.. 아마도 그 즈음부터 밤과 친해지기 시작한것 같다.. 잠을 잊어간것도 ..... 전등불을 꺼지 못하고 환하게 밝혀 놓고, 잠드는 습관은 남편을 만나 결혼할때까지 이어졌다. 언니와 오빠들은 다른도시로 학업때문에 모두 떠나 있었고, 나의 외로움은 깊어만 갔다.. 늦은 밤까지 친구들과 언니오빠에게 편지쓰기를 즐겼고. 늘 곁에 있는 라디오를 들으며 나는 밤과 점점 친해졌다.. 한창 잠을 많이 자야 할 시기에 나는 서너시간의 잠만 잤다.. 그래서 키가 자라지 못하고 아직..

✎. Memory story 2010.10.22

설탕솔솔 뿌려진 토스트만 보면 생각나는 친구..

내 어릴때는 설탕마저 귀해서 웬만한것에 단맛은 감미료'당원'을 넣어 단맛을 냈지만, 설탕은 귀해서 먹고 싶을때마다 먹을수가 없었다. 당원의 단맛과 설탕의 단맛을 어떻게 비교할것인가?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집 방문할 때 설탕을 들고 가거나, 제과점에서 카스테라를 많이들 사가곤 했다... 지금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탕을 멀리하라 하지만, 그때는 없어서 못 먹었다...^^ 중학교 졸업할 때 즈음에도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가 한반에 여럿 있었다. 그만큼 아직은 어려운 나라형편이였다. 같은 반에 집이 대형 중국집 하는 친구가 있었다. 일층 이층이 식당이니 규모가 큰 편.. 그 친구와는 초,중,고, 성당까지 함께 다녀 절친이였다. 우리에게는 짜장면은 아주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지만, 그 친구에게는 ..

✎. Memory story 2010.10.13

멀리서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가 들리면..

서울 청계천에서.. 얼마전 아이들과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방학 과제중에.. 박물관 관람이나, 여행 기행문, 신문 숙제 같은게 있거든요... 아무래도 지방에 살다보니, 아이들에게 공연이나 전시회를 감상할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작은 도시에 살면... 큰 맘먹고 결혼후 처음으로 남편은 두고 아이들만 데리고 처음 집을 나섰는데, 출발전에 조금 불안.... 남자두고 여자셋이 길을 나선다는게 조금은 떨렸지만, 좋은 추억,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오자 하는 마음으로...출발... 청계천에도 들렀는데.. 그곳에서 몇채의 판자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에게는 옛추억에 잠겨보는 집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집.. 새카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 저편에서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났습니다...

✎. Memory story 2010.10.01

먹을줄만 알았지......^^;;

어린시절 큰 대도시에 살지도 않았으면서, 관심이 없었는지 나무와 꽃들에 대해서 아는게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서울 아이들은 벼를 몰라서 쌀나무라고 한다고웃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웃을일만은 아니더라구요... 저역시 참외와 호두가 어떻게 자라는지 몰랐으니.... 서른 후반쯤에 참외가 토마토처럼 달려있는게 아니라, 수박처럼 땅위에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참외밭위 땅에 있는걸 보고, 기사 아저씨께 안타까운 마음에... "참외가 전부다 땅에 떨어져서 참외를 먹을줄만 알았지..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본적이 없으니..그런말을 ....^^;; 4년전쯤엔 제가 사는 동네입구에 큰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오며가며 배나무를 바라보며 다녔는데.. 이상하게..배가 자라질 않는거예요. 돌배? 가을..

✎. Memory story 2010.09.22

모두 헌혈하러 갔다면 믿으실래나...

학창 시절을 떠 올려보다보면, 꼭 기억에 남는 선생님 몇분은 계신다.. 예전 프로그램중,, '신고합니다'..라는 프로를 보다가, 낯익은 얼굴이 보여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더니, 고등학교때 교련 선생님이셨다.. 반가운 마음보다...요즘은 조금 관대해지셨나 궁금..^^ '교련'이라는 과목이 줄 맞춰 걷는 연습이나, 붕대로 응급처치하는걸 배우다 보니, 항상 수업시간 3분의 1정도는 휴식시간이였다.. 고1까지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은 늘 웃는 표정에 아이들 마음을 잘 헤아려주어 분위기가 항상 좋았다.. 고 2가 되어 학기 중간쯤에... '신고합니다'에 나오신 그 선생님이 전근을 오셨다.. 옷차림부터 군복을 연상케 하는 셔츠를 바지 속에 넣고, 옷차림에서 부터 긴장.. 걷는 걸음걸이며 말투가 완전 군인.. 여..

✎. Memory story 2010.09.21